로스 엔젤레스에 오면 꼭 그랜드 캐년 관광 코스를 권한다. 3박 4일 정도의 코스인데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 라스베가스, 후버 댐 이렇게 코스가 되어 있다. 엘에이에서 15번을 타고 올라가다가 40번을 갈아타고 동쪽으로 가면 그랜드 캐년 남쪽에 다다르게 된다. 하루 종일 운전해야 입구 쪽에 도착 할 수 있다. 그랜드 캐년 입구 쪽에서 더 가면 그랜드 캐년 안에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하루 종일 타고 가는 그 과정에서 밖을 내다보면 끝없는 사막의 그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진다. 사막이라면 보통 모래 사막을 연상하는데 여기 사막은 그런 사막이 아니라 광야요 황무지 벌판이다. 끝없는 광야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그런 사막을 지나게 된다. 그 사막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생 덱쥐베리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샘이 있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샘은 보이지 않아도 아름답게 보였다. 그곳을 지날 때는 거의가 마른풀이나 선인장만을 볼 수 있고 아리조나로 가서야 제법 푸른 풀들을 볼 수가 있다.
 그랜드 캐년에 도착하면 차로 View Point 마다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 있다. 수십 개의 비유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이동하고 또 이동하면서 구경한다. 그랜드 캐년에서 관광 안내 차를 타고 안으로 쓱 들어가면 웅장한 캐년의 모습이 나타난다. 얼마나 위대하고 웅장한지 과연 이런 곳이 세상에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고 속에 있는 십 년 묵은 모든 체중이 다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을 체험한다. 아름답고 웅장하고 남성적인 캐년이 끝없이 펼쳐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웅장한 자태가 사람을 압도한다. 하나님의 창조 솜씨가 그토록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오랜 세월 비가 오고 물이 흐르고 패이고 또 패이면서 형성 된 것이다. 반나절 동안 그랜드 캐년을 관광하면 족하다. 거기에는 또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것도 좋고 또 직접 그랜드 캐년 밑으로 내려가서 올려다보는 것도 좋은데 얼마나 깊은지 끝까지 내려가기는 힘들다. 시간도 없을 것이다.
 나는 그랜드 캐년을 다섯 번 정도 다녀왔는데 한번은 교회 노인들을 모시고 갔다. 그 웅장한 모습을 보면서 어떤 할머니가 “에그머니나” 소리를 지르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랭켕, 에그머니나” 가 연발이다. 그랜드 캐년이라고 발음을 하지 못하고 그랭켕이라고 불렀다. 또 어떤 분은 개년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너무나 좋아서 어찌 할 줄을 몰라하는 그런 모습을 보았다. “야, 굉장하네” “야, 어마어마하네” 등등 표현이 그렇게 밖에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