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면허증을 가져야 운전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이다. 운전 면허증 없이 운전하다가 걸리면 운전 면허를 받는데 큰 지장이 있다. 운전 면허를 받으려면 우선 차량국에 가서 Written Test, 즉 필기 시험을 먼저 쳐서 합격을 해야 한다. 필기 시험에 합격하면 임시 운전 허가증을 내 준다. 그것을 퍼밋이라 하는데 그것은 운전을 하되 옆에 캘리포니아 운전 면허를 가진 사람이 타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그렇게 해서 연습하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실기 시험을 보게 되는데 차들이 다니는 보통 길을 한바퀴 돌고 오는 것이다. 차가 없는 곳에 만들어 놓은 코스가 아니라 일반 차량들이 다니는 길에서 운전하게 되어 있다.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미국의 한인들 보다 더 운전을 잘하지만 운전 면허 실기 시험에 가끔 떨어지는 이유는 너무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에서의 운전 버릇이 그냥 나오기 때문이다. 스톱 사인에서는 절대 스톱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대강 스톱하고 나간다. 그러면 더 이상 나가지 않고 돌아가라고 한다. 사람이 저쪽 보도에서 내리면 이쪽의 차량은 그 사람이 다 건너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람이 보도에서 내려 지나가는데도 차가 그냥 사람을 피해 가면 그것은 걸리는 것이다. 절대적으로 정지해서 안전하게 사람이 건너간 뒤에 가야한다. 언제나 자동차가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다. 이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같은데 실제로 보면 미국에서는 잘 시행이 되지만 한국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차가 나가니 사람은 비키라는 식이다. 차가 골목에서 나와서 큰길로 진입할 때 차가 가까이 오는데도 길로 들어서는 것을 보면 대개가 동양인이다. 미국 사람들의 운전은 규칙 그대로 한다. 웬만한 일에는 절대로 크략숀을 내지 않는다.
 오래 전의 일이다. 환일 고등학교 학생들이 샌디아고 쪽에 연수를 왔었다. 당시 정진수 선생님이 학생들을 인솔하고 왔는데 거기에 방문한 일이 있었다. 과거 환일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왔다고 해서 만나 보았다. 여러 학생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미국 와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학생들의 대답이 “자동차는 많은데 “빵빵” 소리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조용하게 달리는 자동차가 그들에게 참으로 인상적이었단다. 역으로 말하면 한국에는 빵빵 크락숀을 울리면서 신경질적으로 질주하는 차량이 많다는 말이 된다. 미국에서는 차를 타고 가다가 앞차가 빨리 안 간다고 뒤에서 빵빵거리면 그 차는 교통 법규에 걸린다. 티켓을 받게 되어 있다. 또한 앞차가 빨리 가지 않는다고 뒤에서 불을 깜빡거려도 역시 걸린다. 왜냐하면 앞의 차의 운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뒤의 차가 빵빵거리거나 불을 깜박거리면 운전자가 불안해지고 불안하면 차 사고가 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차를 바짝 좇아가는 일이 거의 없고 운전 방해하는 일도 거의 없다. 또 하나는 고급 차를 타는 일이다. 동양인들은 돈 좀 벌었다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많다. 미국 사회에서는 돈이 있다고 고급 차를 타는 것이 아니다. 차는 그 사람의 신분을 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고급 차는 그만큼 그 사람이 예의가 있고 권위가 있고 지위가 있을 때 타는 것이다. 고급 벤즈를 타고 가면서 교통 법규를 안 지키는 것, 추월하는 것,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 등은 정말 꼴불견이다. 그것은 고급 승용차를 탈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인정해 버린다.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고급 승용차를 타는 사람은 품위가 있어야 하고 예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차는 고급인데 사람은 상식이하이면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자동차 선정에 신경을 써야한다. 고급 차를 탄다고 사람이 고급이 되는 것도 아니고 고급으로 취급해 주지도 않는다. 차에 따라 사람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서울 신학 대학교 총장이 서울에서 열린 총장 회의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큰 호텔의 세미나 룸에서 있었는데 수위가 차를 안내했다. 다른 분들은 다 고급 차를 타고 왔다. 수위는 파킹 안내를 하면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깎듯이 했다. 그런데 서울 신학 대학교 총장은 낡은 차를 타고 갔다. 수위는 그 차를 보더니 어디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인가 하고 안내도 하지 않았다. 저쪽으로 가라고 딴 곳을 보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총장은 내려서 내가 서울 신학 대학교 총장인데 회의 장소가 어디냐고 하자 수위는 그때서야 머리를 꾸벅이며 제대로 안내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비판적인 측면에서 보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이런 내용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차를 보고 사람을 평가하지 말자. 언제나 사람이 우선이고 차는 나중이어야 한다. 미국에는 큰 회사 사장이 트럭을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중고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고급스런 장소, 꼭 예의를 지켜야 할 장소에는 고급 차를 몰고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