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옥 박사(기독교상담박사)

블라디미르 1세는 슬라브 계의 이름으로 ‘통치한다’는 뜻의 ‘블라드’ 와 ‘뛰어나다, 훌륭하다’는 의미의 ‘메러’ 혹은 평화, 세계를 뜻하는 ‘미러’의 합성어로 위대한 통치자(ruler with greatness)라는 뜻이랍니다. 이분이 있어 키예프에서 여러 아름다운 교회들을 방문 할 수 있었고 블라디미르 거리와 교회, 학교 등  곳곳에서 자주 대하게 되어 그곳에서 머무는 동안 친근한 이름이 되었습니다. 당찬 여장부 올가왕비와 이고르왕(블라디미르의 할머니 할아버지), 유목민 비슷한 거친 면모를 가진 스뱌토슬라프 1세(블라디미르의 아버지)와 블라디미르 대공을 우크라이나에서 만나 알게 되어 나눕니다.
 블라디미르 대공은 키예프 루스(루시, 러시아) 최초의 그리스도교 를 받아들인 왕으로 군사 정복을 통해 키예프와 노브고로트를 단일국가로 통합하고 비잔틴 교회를 받아들임으로써 러시아 그리스도교의 방향을 결정하게 됩니다. 동유럽의 정교회는 서유럽의 가톨릭과는 다르지요. 지금도 동유럽에는 러시아 정교회,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그루지아 정교회 등이 각각 있습니다. 본래 서부 러시아 지역인 지금의 흑해 유역에는 스칸디나비아인(바이킹)들과 같은 슬라브족이 거주하고 있었답니다. 이들은 부족과 마을들이 섬기는 신들이 있어 예배, 축제의 절기와 우상, 제사장, 무당 등의 종교적 전통을 가지었대요. 슬라브인들의 여러 종교 신들 중에는 번개의 신만이 특별한 존재로서 절대적인 존재로 추앙받았다고 하네요. 이 번개의 신은 “페룬(Perun, 폴란드어로 페룬은 ‘번개’를 의미)”이라고 하는데, <네스토리우스 전기>에 의하면 키에프 근처의 언덕에 얼굴은 금으로, 수염은 은으로 된 거대한 목제 신상이 만들어져 있었대요. 오래전 사도 안드레가 이곳을 지나 여행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음에도  여러 기독교국가를 공격하고 약탈하는 야만족으로 취급받았답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지역에 처음 기독교 공동체가 생긴 것도 동로마제국인 비잔티움과의 접촉을 통해서 였답니다. 흑해의 북쪽 현 우크라이나 키예프(Kiev)지역에서 860년에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하여 약탈했습니다. 교회를 파괴하고 포로들을 잡아가지요. 그 후 러시아 민족과 비잔틴제국은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조약을 체결하고 무역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상인들의 비잔틴 방문과 기독교의 가르침을 배운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처음 교회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이 무역상인들 외에 러시아에 기독교를 정식으로 소개한 이는 러시아의 왕비 올가(Olga, 890-969)였습니다. 올가는 러시아 왕조의 이고르(Igor) 왕의 아내이지요. 남편이 조공을 독촉하다가 그에 불만을 품은 정적들에 의해 살해당한 뒤 어린 아들 스뱌토슬라프를 대신해 25년 동안 왕국의 실직적인 지도자로 섭정을 합니다. 그녀는 남편을 살해한 슬라브 부족을 제압하면서 어린대공이 존재하는 키예프 공국을 아무 무리없이 운영하며 러시아인들의 연합을 위해 노력합니다. 올가왕비는 순수한 마음으로 높은 도덕적 삶을 보여주는 사람들,  우상을 멀리하고 기독교 신앙을 지키는 사람들을 대하게 됩니다. 이들을 초대하여 천국을 바라보는 삶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답니다. 이들의 삶과 믿음은 올가 왕비를 감동케 하였습니다. 왕비는 기독교에 대해 배우고 세례를 받기 위해 콘스탄티노플을 방문하지요.
 957년 올가는 수개월 동안 콘스탄티노플에 머물면서 황제와 성직자들을 만나 기독교인이 되어 세례를 받고 개종합니다. 그녀의 아들 스뱌토슬라프에게 개종을 권유 하였는데 아들은 거부 하였답니다. 올가는 교회당을 짓고 기독교를 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자신의 권력으로 신앙을 강제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믿음으로 살아 ‘러시아 교회의 어머니’로 불리우지요. 러시아가 기독교 국가 된 것은 블라디미르(Vladimir, 980-1015) 왕에 의해서지요. 올가 왕비의 손자인 블라디미르는 세 왕자 중 막내였지만 왕위 쟁탈 경쟁에서 두 형을 살해하고 자신의 왕국을 만듭니다. 그는 호전적이고 뛰어난 군대의 지도자였답니다. 키예프 루시를 정치적, 종교적으로 통일시키기 위하여 단일 종교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하였답니다. 988년 블라디미르는 비잔틴 제국과 전쟁을 일으켜 케르손(Kherson)이란 도시를 점령하여 파괴하지요. 블라디미르 왕은 평화를 위한 조건으로 콘스탄티로플의 황제 바실리우스 2세(976~1025 재위)의 누이 안나에게 청혼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대해 황제는 결혼을 위해서는 세례를 받고 기독교인이 될 것을 요구하지요. 러시아의 믿음을 위해 결심한 안나 신부를 맞이한 블라디미르 왕은 드디어 세례를 받고 믿음을 가집니다. 안나와의 결혼으로 그리스정교를 국교로 받아들이게 되어 정교의 세계는 드넓게 확장되어 갑니다. 블라디미르는 자신의 왕국 곳곳에 교회를 세우고 수도원을 지원하지요.
 키예프 사람들은 비잔틴 제국의 안나 황녀를 데리고 온 블라지미르를 환영합니다. 988년에 세례를 받고 돌아온 블라디미르는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뻬룬의 우상을 드네프르강에 던져버리고, 자신의 많은 아내와 첩들을 해방시켜 주었답니다. 이교도 신앙을 버리지 않은 이들이 드네프르강에 다시 신상을 세우자 이 신상을 본 블라디미르는 이번에는 바다에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루시(루스) 지역의 사람들도 세례를 받고 교회를 세우기 시작했답니다.(김대성 교수 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