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고향땅에서의 거룩한 동참
2026/10/23 23:03 입력  |  조회수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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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우리 조상들은 농한기와 농번기를 구분해서 농번기에는 농사에만 집중하고 농한기가 되어서야 집안행사와 사회활동을 계획하고 일들을 치러나갔습니다. 농번기에도 노동요, 농악대, 풍물 팀 등이 힘든 농사일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갈등폭발의 현장 시골의 퇴행적 문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전통이 다듬어지고 농어촌의 사회적 규범이 되었습니다. 이런 흐름은 근현대에 이르러서도 결혼이나 효도관광, 휴가나 여행도 많이 가는 철이 생겼습니다. 

 결혼의 경우 결혼시즌에는 너무 몰려서 미리 예약하지 않고는 식장을 잡을 수도 없습니다. 신혼여행지의 호텔이나 항공편등도 미리미리가 원칙입니다. 효도관광은 농번기가 아니라 농한기를 골라서 자동차를 예약하고, 마을의 역량도 거기에 집중하게 됩니다. 

 동네 교회가 왕성한 경우, 수요일을 피하는 경노관광이 마을 불문율이 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농사나 어업 등은 혼자하기 어려운 직업입니다. 노동 강도가 높은 직군입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이 다함께 노동하면서 부르는 노래나 춤이 발달했습니다.

 그런데 농업도 사람 손에 의지하지 않고 기계에 의존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두레나 품앗이를 통해서 농민 전체가 집단적으로 해오던 일이 농기계를 앞세워 개별화되고 개인화되어서, 공동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마을마다 경노당이나 마을회관의 기능이 강화되고 새로 이사 오는 귀농인에 대한 텃세나 따돌림이 닭장의 새로 들어온 닭에게 하듯 하는 퇴행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본토인과 이주민 사이의 새로운 불씨로 번지는 마을이 많게 되었습니다. 

 시골의 교회들도 도시에 살던 귀농인들이 재력이나 훈련된 사회화로 기존 농촌 사회에 정착하면서 역차별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낳아준 땅 고향에서 사는 준비

 지역에 뿌리내리고 대를 이어 살았던 이들이 그 마을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텃세를 내세운다면, 귀농한 이들은 재력이나 도시경험자들끼리의 연대를 무기로 대항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극복하기도 하지만 불씨를 안고 ‘갈등 폭탄’이 잠재되어 있기도 합니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마치고 떠난 고향마을로 귀향하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살고 계신 집도 리모델링해야하고, 텃밭 농사도, 서재와 다릅나무 십자가 전시장을 겸한 노후 일터를 준비하고, 강화도를 찾는 ‘나들객’들에게 길가에 뒹구는 돌들도 다 역사현장인걸 설명해주는 일도 해보려고 합니다. 

 강화에 사는 성직자들이 박물들을 모아 <강화기독교역사박물관>을 운영하고 있고, 구석구석에 흩어져 우뚝 서있는 건물이나 그 안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보며 오늘을 함께 읽는 더듬이로서의 역할에도 참여해볼 생각입니다. 나를 낳아준 땅으로 돌아와, 묻힐 땅에서 오가다가 만나는 선후배들과 강화이야기를 나누다가 끝에 한자락 브라질 이야기도 첨언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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