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영화 속 구원의 신앙 48: 백룸(14)
2026/09/18 09:11 입력  |  조회수 :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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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클락의 교만 

 클락은 자기가 ‘백룸’이라는 공간의 모든 것과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모든’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길고 깊은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공포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었다. 

 인간의 모든 비극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자기가 스스로 어떤 것을 발견했다는 생각, 자기가 만든 계획이 완벽하다는 생각,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삶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 그러나 이 비극이 낳은 이 공포, 이 비극은 비단 클락의 것만이 아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 하나님께서 그들과 맺으신 언약 관계가 깨졌을 때부터, 이 비극적 생각은 온 인류의 마음에 뿌리박히게 되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창 6:3-7).” 사람이 자기 마음에 스스로 계획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오직 죄악이라는 것이다. 

 왜 그런가? 시편기자 다윗은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 51:5).” 사람은 잉태 때부터, 출생 때부터 죄인이라는 것이다. 전적으로 타락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선한 것 하나 없다는 것이다. 자기가 자기 생각과 마음으로 자기 삶을 계획하고 경영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보시는 죄다. 

 그러한 상황을 창세기 기자인 모세는 이렇게 묘사한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는지라(창 6:2).” 이 범죄의 심각성은 좀더 원어에 가깝게 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자기들이 ‘보고’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취한지라.’” 보고, 좋아하여 취했다. 누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를 드리는 하나님의 백성, 셋의 후손들이 그렇게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은 하와가 뱀의 말을 듣고 선악과를 바라보았을 때의 행동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창 3:6).” 이 부분 역시 좀더 원어의 뜻을 살려 번역하면 이렇다. “여자가 그 나무를 ‘보고’… ‘좋은’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열매를 ‘취하여’ 먹고.” 

 태초부터, 하나님께서 엄연히 금하신 것을, 자기 마음의 생각대로 보고 좋아서 취하는 것을, 성경은 죄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하나님의 명령은 전혀 지키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에덴 동산에는 수천 수만 가지 종의 열매가 있었다. 그 중에서, 딱 한 가지만 먹고 다른 수천 수만 가지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는 것이 더 쉬운가, 아니면 그 수천 수만 가지 열매 중 딱 한 가지만 먹지 말라 하시는 것이 더 쉬운가? 

 죄 가운데 잉태되고 출생한 우리가 보기에 이것은 그리 심각한 죄가 아닐 수 있다. 반대로, 우리 생각과 마음대로 우리 삶을 계획하는 것이 옳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말씀을 듣고 비웃는 당시 최고 종교 지도자들인 바리새인들에게 이렇게 화를 내셨다.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들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눅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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