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박사)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을 위해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2천 년 전 팔레스타인 사람이나 인류 역사상 최고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우리나 먹을 걱정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점심 걱정, 아이들 간식 걱정, 퇴근 후 남편 저녁 걱정이다. 캠핑 가서도 아침 챙겨 먹으면 점심 차려야 하고 설거지 끝나면 다시 저녁 준비해야 한다. 먹는 낙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지구촌 어디에서나 부자는 먹기 위해 살고 가난한 자는 살기 위해 먹는다. 여유가 있으면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없으면 몸에 해로운 것도 입에 넣어야 한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먹을 게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는 결국 몸에 해로운 것을 먹어야 하고, 땅에서 먹을 것을 얻지 못하게 된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내 몸으로 돌아온다.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과거에 흔했던 먹거리는 비싸진다. 살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점점 무엇을 먹을까 염려된다. 인류의 미래는 지속 가능한 먹거리에 달려있다.
먹을 것 하면 브라질을 빼놓을 수 없다. 남미 여러 나라를 가봐도 이렇게 풍요롭고 다양한 먹거리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원주민, 유럽 이주민, 아프리카인, 중동인, 아시아인이 들여온 다양하고 풍성한 식문화는 지역의 특징과 결합해 브라질을 최고의 식량창고로 만들었다. 땅에서 나는 것이 풍요롭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 1.65조 달러, 1인당 소득 7,760달러의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성장을 이끄는 섹터는 농업이다. 브라질 농업은 최고수준의 생산량과 수출을 자랑한다. 작물을 관리하고, 품질이 좋은 종자를 개발하고, 바이오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이상 작물을 생산할 수 있고 나라의 문을 닫아도 식량을 지키고 관리할 수 있는 식량 안보가 가능하다. 2022년 자료에 따르면 대두(콩), 설탕, 커피, 농축 오렌지 주스는 세계 최고 생산량을 자랑한다. 소고기와 닭고기는 두번째, 옥수수와 돼지고기는 세번째다. 특히 대두는 전세계 생산량의 38%, 커피는 34%, 설탕은 20%를 차지한다. 이유는 비옥하고 넓은 땅이다. 국가 총면적 중 10% 가 작물생산이 가능하고 21%가 목초지다. 원주민 보호구역, 국가관리지역, 국립공원과 같이 자연상태로 보존되는 면적은 65% 이상이다. 도시지역은 국토의 3.5%밖에 되지 않는다. 풍요로운 땅은 브라질의 자랑이다.
인류는 AI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달에 가서 살더라도 무엇을 먹을지가 걱정이다. 각자 가진 것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땅이 없어서 머리를 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땅과 머리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브라질은 어디에서 미래를 찾아야 할까. 답은 가진 땅에 머리를 써야 한다.
땅은 지력을 잃고 인간의 수명은 늘어간다. 비옥하고 넓은 땅을 100년 뒤에도 생산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한다. 친환경 농업경제를 구축해서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탄소중립, 플라스틱 감축, 생물다양성 보존과 같은 환경보호 어젠다를 제시하고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다양한 식물, 동물, 미생물 원료를 통한 바이오 산업 개발은 에너지 주권국가로 가는 길이다. 식품 생산 체인에서 손실과 음식 폐기물도 줄이고, 질 좋은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소비자가 농업의 생산과정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풍요로운 이 땅을 더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머리를 쓰는 일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브라질 농업은 가야 하고 충분히 그 길을 만들 수 있다. 예수님의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 가르침을 가장 먼저 실천할 나라가 브라질이 아닐까. 축복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