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네오의 십자가(3)
네오는 부활하였다. 요원들이 그를 추격하여 궁지에 몰아넣었어도, 그리고 그들 중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스미스 요원이 총알 여덟 발을 그의 가슴에 퍼부었어도, 그가 벽에 피칠을 하며 쓰러졌어도, 그는 부활하였다.
그가 다시 눈을 뜨자, 매트릭스가 더 이상 형상화된 가상현실로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다만 기호와 수식으로 이루어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비치고 있었다. 스미스 요원을 박살내고, 다른 두 요원들을 도망치게 한 그는 트리니티가 다급하게 “네오!” 하고 외치는 것을 듣고 자력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그의 능력은 매트릭스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었다. 현실 세계에서도 그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가상현실과 실제현실의 경계가 그 안에서 사라졌다. 결국 그는 모든 예언, 모든 약속을 성취한 것이다. 그는 ‘구세주’인 것이다. 모피어스가 말했듯이.
이제 네오는 자기가 먼저 매트릭스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가 거기 위에 있다는 것을 안다. 이제 나는 너를 느낄 수 있다. 너는 두려워하고 있다. 너는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다. 너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 네오가 말하는 동안에도, 매트릭스는 부지런히 해킹 엔진을 돌린다. 네오의 위치를 알아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말이 여기에 이르자, 갑자기 ‘시스템 에러’라는 문구가 뜬다. 온 세상, 모든 인간을 통제하는 매트릭스가 에러에 걸린 것이다.
이것은 사탄이 이 세상 방식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이런 사람은 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히 11:1-2, 38).” 사탄이 사도 중 하나와 유대인들과 로마 위정자를 선동하여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 부활하신 것과 승천하신 것과 하나님 아버지 우편의 영광 보좌에 앉으신 것을 이해하겠는가? 그토록 많은 기독교인들과 개신교인들을 사형장으로 보낸 이 세상의 권세자들이, 결국 이 피해자들이 흘린 눈물과 피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다는 것을 이해하겠는가? 핍박과 죽음이 감히 손을 댈 수조차 없는 그들의 심장을 이해하겠는가?
네오의 매트릭스에 대한 선전포고는 계속 이어진다. “나는 미래를 모른다. 나는 이것이 어떻게 끝날지 너에게 이야기해주러 여기 오지 않았다. 나는 이것이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너에게 이야기해주러 여기 왔다. 나는 이 통화를 끊을 것이다. 그리고 저 사람들에게, 네가 그들이 보기를 원치 않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나는 저 사람들에게 한 세상을 보여줄 것이다… 네가 없는 세상, 너의 규칙과 통제가 없는 세상, 경계와 국경이 없는 세상,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을. 이제 우리가 가는 곳은 너의 선택에 맡겨 두기로 한다.”
바로 이것이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사랑하사, 죄의 속박으로 인한 비참한 노예상태로부터 해방시키신다는 것, 이것이 바로 복음의 핵심이자 구원의 신앙을 얻게 하는 하나님 말씀의 가르침이다.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1-32).”
이렇게 말한 네오는 선글라스를 끼고서 하늘로 날아간다. 부활한 그가 승천한 것이다. 이 장면을 끝으로, 『매트릭스』 1편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