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도호 박사(KPM 아메리카 라틴 지역장)
전 세계 선교의 지형이 서구 중심(Western-centric)에서 다중심적(Polycentric) 구조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는 오늘날, 중남미 교회의 영적 성장은 단순히 교세 확장을 넘어 세계 선교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서 강력한 영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파나마의 'Mas que vencedor 교회'(안토니노 목사 시무)는 현대 교회가 추구해야 할 선교적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이정표다.
필자는 지난 2025년 4월 COMIBAM(중남미 현지선교협의회) 대회 중 Coala 모임후에 이 교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강대흥 KWMA 사무총장, 김장생 CCC 훈련원장 등 한국 선교의 리더들도 함께 이 교회 예배시간에 만나 교제를 한 바 있으며, 이때 본인은 하나님의 형상이란 설교로 우리는 하나다라고 강조 했다.
2025년 12월, 중남미 리더십 네트워크를 위한 모임을 KWMA 사무총장님 강대흥 ,KWMC 조용중 사무총장님과 함께 <라틴 지역 한인 선교사 리드자>들과 COMIBAM 사무총님 크리스틴 카스트로와 현지인 리드와 연합 선교 모임을 구상했으며 실행했다.
그후 2026년 5월 현재 KWMA, KWMF, 그리고 12월 모임후 형성된 LAMINET 선교대회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파나마의 이 교회를 다시 2026년 5월 17일 재방문하며, 중남미 교회가 가진 폭발적인 선교적 자산과 그 안에 내재된 심오한 영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1. 디아스포라와 네트워크를 통한 파나마 교회의 세계 복음화 전략
'마스 케 벤세도르' 교회는 약 4,000명의 성도와 10여 개의 로컬 지교회를 거느린 파나마의 대표적인 독립교회다. 그러나 이 교회의 진정한 가치는 규모가 아니라 **'경계를 넘어서는 다중심적 선교 구조'**에 있다.
이들은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지에 '디아스포라 히스패닉 교회'를 개척하여 정착시켰을 뿐만 아니라, 인도의 대학교 총장을 재정적·영적으로 후원하며 현지 신학생들을 발굴·육성하고 있고 케냐와 카메룬을 선교지로 섬기고 있다.
이는 과거 서구 교회가 행했던 '돈과 인력의 일방향적 투입' 방식이 아니다. 파나마라는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해 멕시코를 중심으로 라틴 아메리카 전역 과 아시아, 유럽을 잇는 수평적·네트워크형 선교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필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멀티센트릭(Multi-centric) 네트워킹' 모델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이들은 스스로가 선교의 '유일한 중심'이 되려 하지 않고, 현지 지도자를 세우고(인도), 흩어진 자들을 결속시키며(유럽 디아스포라), 라틴 전역에 지교회를 세우는 방식으로 세계 복음화를 구현하고 있다.
2. 선교의 패러다임 시프트: '우리는 하나의 가족', 동반자 선교(Partnership)
이번 5월 17일 주일 재방문중에 필자가 가장 강력히 외친 메시지는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며, 함께 가는 동반자 선교를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통적인 한국 선교는 열정적이었으나 때로 '독자 노선'이나 '시혜적 관계'의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파나마 '마스 케 벤세도르' 교회와 같은 강력한 현지 자생적 교회들의 등장은 한국 교회가 선교의 '지휘관'이 아니라 '동반자(Partner)'로 서야 함을 웅변한다.
동반자 선교는 서로의 문화적, 영적 자산을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 중남미 교회가 가진 폭발적인 경배와 찬양의 영성, 뜨거운 공동체성(히스패닉 디아스포라의 결속력)은 한국 교회의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CCC, KWMA 등) 및 전략적 네트워크(LAMINET)와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지배하는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동등한 가족으로서 선교지를 함께 일구어가는 '상호 책임성(Mutual Accountability)'을 확보해야 한다.
3. 선교사적 삶의 핵심 영성: 케노시스(Kenosis, 비움)의 심화
'마스 케 벤세도르' 교회가 보여주는 역동적인 사역의 내면에는 반드시 구조적 전략을 넘어선 **'케노시스(Kenosis)적 영성'**이 자리 잡아야만 건강성이 유지된다.
케노시스는 빌립보서 2장에서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신 '자기 비움'의 영성이다.
강력한 파워풀한 독립교회일수록 빠지기 쉬운 함정은 '영적 제국주의'나 '성과주의'다. 그러나 이 교회가 인도의 신학생을 세우고, 영국의 디아스포라를 돕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이름을 드러내기보다 '타자를 위한 존재(Being for Others)'로 자기를 비워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선교와 중남미 선교가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도 바로 이 '케노시스'다. 우리의 문화적 우월감, 사역의 주도권을 비워내고(Kenosis), 현지 교회의 리더십을 먼저 존중하며, 그들의 발아래 서서 섬기는 영성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라는 가족적 선교 연대가 완성된다.
힘에 의한 선교(Mission from the Center)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적 비움의 선교(Mission from the Underside)로 나아갈 때, 선교는 비로소 영적 생명력을 얻는다.
결론: LAMINET을 향한 소망과 과제
파나마 '마스 케 벤세도르' 교회가 보여준 세계 복음화의 발걸음은 다가오는 2026년 5월 24일 LAMINET 선교대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거대한 영적 도전과 통찰을 준다. 이제 선교는 단독 플레이의 시대가 끝났다.
파나마의 자생적 독립교회가 가진 네트워크 역량과 한국 교회의 선교 자산이 동반자 원칙 위에서 만나고, 서로를 향해 케노시스적 영성으로 자기를 비워낼 때, 남미를 넘어 전 세계를 향한 제4세대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안토니노 목사와 '마스 케 벤세도르' 교회가 뿌린 선교적 씨앗이 LAMINET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통해 중남미 전역과 세계 열방 가운데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의 열매로 결실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