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회 읽기)브라질 사람 되기
2026/02/27 03:26 입력  |  조회수 : 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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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

 

 “브라질 스포츠에 한계는 없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라틴아메리카와 브라질 최초 금메달에 열광한 대통령의 말이다. 

 메달리스트의 인터뷰를 봤는데 약간의 소따끼(사투리)가 느껴졌다. 루카스 삥예이루 브라아텐(Lucas Pinheiro Braathen). 어머니가 브라질인 아버지가 노르웨이 사람이다. 둘은 마이애미에서 만났다. 오슬로에서 태어난 루카스는 2023년까지 노르웨이 대표팀에서 뛰었고 협회와 갈등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이듬해 어머니의 나라인 브라질로 귀화해 알파인 스키에서 전례없는 성과를 거두었다. 

 루카스는 이중국적이다. 법적으로 브라질 사람 되기는 어렵지 않다. 법무부를 통해 귀화신청을 하고, CRNM(국가이주등록증)으로 1~4년 동안 거주하며 형사 전과가 없고 포르투갈어에 대한 지식을 증명하면 된다. 특히 2023년 헌법 개정안이 승인된 후, 다른 국적을 취득함으로써 브라질 국적을 자동으로 상실하는 것이 없어졌다. 귀화자는 양국의 의무와 권리를 가진다.

 정치인들과 언론의 느닷없는 칭찬과 나라사랑 릴레이에 ‘브라질 사람되기’가 얼마나 가벼운 일인지 보게 된다. 루카스의 출중한 실력이나 귀화 결정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은 무엇보다 스포츠가 가진 화합정신과 인간능력의 순수한 성취를 추구한다. 하지만 개인의 정신과 신체능력을 스포츠를 통해 발전시키는 것은 사회와 공동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브라질에서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훈련받지도 않은 루카스의 메달은 누구의 것인지.  

 브라질인으로서 성취한 국제수준의 경기력을 기대하는 건 브라질을 사랑하는 나만의 욕심일까. 우리는 아직도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 멤버를 기억한다. 카푸, 카를로스,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루시우. 인종과 피부는 다르지만 ‘브라질다운’ 삼바축구의 화려함, 힘, 세밀함에 우리는 감동했다. 이들이 브라질이라는 토양에서 나서 자라고 성장한 진짜 브라질 사람이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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