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나니아 연대기: 구원 그 이후 53
2025/01/18 01:21 입력  |  조회수 : 2,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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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유스터스: 고통스러운, 그러나 한없이 기쁜 구원

 유스터스는 자기 스스로 용의 허물을 벗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슬란에게 자신을 내어 맡겼다. 그러자 아슬란은 자신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유스터스의 용 껍질을 ‘단번에’ 벗겼다. 그것은 그에게 매우 큰 고통이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는지, 마치 아슬란의 발톱이 그의 심장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정도로 벗기지 않으면 결코 다시 사람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유스터스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있어서 사람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소망이 절박했기 때문에, 그 모든 고통, 그 어마어마한 고통을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구원의 시작일 뿐이다. 아직 다 끝난 것이 아니다. 몇 가지 과정이 남아있다. “그렇게 해서 사자는 그 징그러운 껍질을 단번에 벗겨 냈어. 내가 세 번씩이나 껍질을 벗겨 냈던 것처럼. 다만 내가 할 때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지. 그리고 풀 위에는 전보다 더 짙고, 더 검고, 다른 껍질들보다 더 울퉁불퉁한 껍질이 널려 있었어. 나는 마치 껍질을 벗긴 나뭇가지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우면서도 전보다 더 작아져 있었어.” 

 ‘매끄럽고 부드럽다.’ 이 표현은 아기 살결에 대한 묘사이다. 유스터스는 다시 태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즉, 거듭나고 있었던 것이다. 심장까지 파고드는 듯한 아슬란의 발톱의 고통이 그를 거듭나게 한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전보다 더 작아져 있었다.’ 놀랍게도, 이것은 프로도가 내민 절대반지의 시험을 통과한 갈라드리엘의 말과 동일하다. “나는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나는 ‘줄어들어’ 갈라드리엘로 남을 것입니다.” 

 “그 다음엔 사자가 날 붙잡아서 물에 집어넣었는데, 그게 난 싫었어. 이제 더 이상 껍질이 없었기 때문에 살이 약해져 있었던 거야. 온몸이 쿡쿡 쑤셨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어. 그 다음에는 진짜 기분이 좋아졌거든.” 

 ‘물에 집어넣었다.’ 물론 이것은 세례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 전에, 이것은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 그대로이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5).” 그런데 이것이 ‘싫었다.’ 죄 가운데 잉태되고 태어난 인간은 일차적으로 영과 진리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 ‘온몸이 쿡쿡 쑤셨다.’ 아직도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아슬란이 발톱으로 용 껍질을 벗겨 낼 때에 비해서는 훨씬 작은 고통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곧바로 기분이 진짜 좋아지기 때문이다. 거듭난 기쁨, 이전에는 절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기쁨이 온몸과 마음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가지가 남았다. “조금 지나니까 사자가 나를 꺼내서 옷을 입혀 주고... 확실히 기억 나지 않지만, 사자가 입혀 줬어. 새 옷, 바로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이 옷으로.” 이렇게, 유스터스는 구원받았다. 못된 용과 같이 끔찍하고 징그러운 죄인은 단번에 벗겨지고, 물로 깨끗하게 씻겨졌다. 그리고 이제 아슬란이 주는 새 옷을 입게 되었다. 새 피조물이 된 것이다.

 구원 과정에 대한 이러한 3단계 묘사는 17세기 존 번연이 지은 『천로역정』의 내용과 일치한다. ‘구원의 벽’을 걸어 골고다 언덕에 이른 주인공 ‘기독도’는 언덕 정상에 있는 십자가를 쳐다본다. 그러자 그가 지고 있던 무거운 죄의 짐이 벗겨져 무덤으로 들어가고, 그의 앞에 나타난 세 명의 천사들이 그를 깨끗하게 하였으며, 그에게 새 옷을 입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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