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의 문화탐방)나니아 연대기: 구원 그 이후 48
2024/11/29 03:09 입력  |  조회수 :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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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유스터스: 현대 교육의 영향

 에드먼드와 루시에게는 유스터스라는 사촌이 있었다. 저자인 C. S. 루이스의 묘사에 의하면, 이 아이는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고 ‘해럴드’, ‘앨버타’라고 불렀다. 아이의 부모는 대단히 신식이고 진보적인 사람들이었다. (...) 유스터스 클래런스는 남들 앞에서 으스대거나 약한 사람을 못살게 굴기 좋아하는 아이였다. 유스터스는 비록 싸움을 한다면 에드먼드는 말할 것도 없고 루시한테조차 맞서지 못할 정도로 보잘것 없는 조그만 아이에 불과했지만, 상대방이 자기 집에 머무는 손님일 때 만큼은 그들을 골탕 먹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앨버타 숙모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것은 아무래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나니아 연대기』 제 5권 「새벽출정호의 항해」는 유스터스라는 아이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결코 호감이 가는 아이는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의도하지 않게 저자인 C. S. 루이스의 교육관을 볼 수 있다. 그는 유스터스의 부모가 그들의 아들에게 제공한 교육을 묘사하면서, 그것의 영향으로 아이가 이와 같은 상태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 교육이란 다름아닌 현대식 교육, 즉 신식이고 진보적인 교육이다. 이 교육방식은 브라질에서도 1960년대부터 유행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하여 어른들의 이름을 곧바로 부르게 하고, 스스로도 남에게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하게 한다.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것은 아이의 양심을 얽매는 것이라고 하고, 가치관이나 상상력과 같은 것은 실용적이지 못하다며 가르치지 않는다. 그 대신, 온갖 과학적인 지식을 주입한다. 이런 교육방식은 C. S. 루이스 뿐만 아니라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톨킨도 강하게 반대했다. 각각 케임브리지와 옥스포드 대학교의 교수였던 그들이 평생 견지했던 교육관은 바로 교육을 통한 인간성 형성인데, 그것은 가치관과 상상력, 예의범절과 인문학을 길러주는 고전 교육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고전 교육이란 인간 역사 수천년 동안 인간을 인간일 수 있게 하는 동서고금의 고전들을 읽고 익히며 토론함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말한다. 루이스와 톨킨은 심지어 고전 교육의 바탕이 없이는 제대로 된 신앙 생활도 불가능하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기독교 신앙이란 죄인인 인간이 날마다 더욱 온전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 1, 2차 세계대전에 모두 복무한 그 둘은 그래서 현대 전쟁을 강하게 반대한 것이다. 그들이 경험한 현대전이란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것이 아닌, 탱크나 비행기와 같은 기계와 기계가 싸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전쟁에서조차 인간성은 사라지고, 오직 기계화된 인간만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절실하게 온전한 인간성의 형성 방법에 매달렸고, 그것이 고전 교육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것이다. 

 『나니아 연대기』에는 유스터스의 부모님과 정확하게 반대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이 나온다. 바로 디고리 커크 교수다. 제 2권 「새벽출정호의 항해」에서, 그는 아이들에게 인문학적 논리를 가르치면서, 루시가 경험한 나니아를 단순한 상상으로 치부해 버리지 않고, 그 세계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음을 설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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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댓글
댓글 작성자명 님ㅣ2024.12.14 12:49:39 삭제
브라질 에서도 예의 범절이나 가치관 상상력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교육관이 있었군요 너무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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