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성복 목사(시온성장로교회 담임)
저는 지금 가족들과 함께 브라질의 이곳저곳을 여행 다니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아들이 결혼한다고 한국에서 날아온 큰딸과 사위 그리고 사부인과 함께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여행을 다닙니다. 참 감사한 것은 며느리의 양보와 이해와 섬김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아들이 결혼하였으니 당연히 아들과 며느리가 신혼여행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귀한 시간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우리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경 써준 며느리와 모든 것을 아낌없이 준비하여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호텔과 비행기 그리고 식사비까지 전체를 제공해 주면서 함께 여행을 다니는 아들에게 감사합니다.
처음으로 갔다 온 곳은 Campos do Jordão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에 결혼식을 하고 나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Foz do Iguaço를 다녔습니다. 6명의 사람이 함께 여행을 다니다 보니까 차를 2대씩 대여를 해야 했습니다. 한 대에는 한국에서 날아온 딸과 사위 그리고 사부인과 손주 진형이를 태우고 내가 운전하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한 대는 아들과 며느리가 둘이 타고 다니면서 마음 편하게 대화도 하고 앞날을 구상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차에서 내리면 또다시 6명과 손주 진형이가 함께 구경하러 다니는 식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생소한 사람들입니다. 아들과 딸과 나는 함께 살아온 시간이 있었지만, 사위와 사부인 그리고 며느리는 길면 3년, 그것도 딸 결혼식 때 한국에 나가서 잠깐 보고 지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며느리는 이제 막 결혼하였으니 더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그렇게 다양한 문화와 사회 속에서 살다가 오랜만에 아니면 짧은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서먹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섬겨주고 사랑해 주는 그런 사이인 것이 말과 생각에서 행동에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였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의 만남을 가졌던 우리 세 식구와 3년 그리고 짧은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다니고 같이 먹고 같이 잠을 자는 그런 사이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중심 주제와 시선을 모으는 사람은 당연히 외손주 진형이었습니다. 진형이의 움직임에 따라. 진형이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진형이가 울고 웃는 것에 따라 우리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6명의 사람이 모두 진형이에게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제 겨우 10개월밖에 안 된 귀여운 아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았습니다. 배를 깔고 바닥을 쓸면서 다니던 손주 진형이가 할아버지 집에서 처음으로 무릎을 곤두세우고 기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모두가 놀라고 신기해서 손뼉을 쳤던 일도 브라질에 와서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릎으로 기어 다니던 진형이가 어제는 침대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기어 다니다가 떨어져 아랫니에 입술이 찧는 바람에 피가 나와 병원을 다녀온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밥을 먹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진형이가 병원에 다녀온 이후에 가족들이 아침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브라질에서 병원에 다녀 왔으니 모두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가장 많이 가슴 아파했던 사람은 아이의 엄마인 큰 딸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딸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사고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내와 함께 어린 딸을 데리고 평소 존경하던 목사님 댁을 찾아갔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아장아장 걷다가 넘어지면서 책상에 아랫입술 밑 부분에 구멍이 난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에 갈 여건도 못되고 갈 수도 없었기에 그냥 약을 바르고 아물기에 감사하면서 지냈는데 다 커서 어른이 되기까지 딸이 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그때 상처났던 곳에 물집이 생기고 상처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나서 손주의 입술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병원에 다녀온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게 큰 상처는 아니고 속이 찢어진 것인데 금방 아물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암심이 되었습니다. 이런것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가족이 되었기 내가 가슴아파하는 것이겠지요.
성경에 보니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이곳 저곳을 다녔던 아브라함의 가족이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야곱의 가족이 가장 큰 인상을 주었습니다. 야곱에게는 12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요셉도 있었습니다. 요셉을 꿈 쟁이었습니다. 그래서 형들에게 미움을 사서 웅덩이에 던져졌다가 지나가는 상인이 있어 그 상인에게 팔려 애굽으로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한 가정에 팔려가 하인으로 일하다가 주인 아내에게 잠자리 유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셉을 그 순간을 뛰쳐나와 주인 아내에게 누명을 써서 주인이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님은 그 가족을 살리고 민족을 살리기 위하여 요셉을 애굽으로 보냈다는 것을 요셉으로부터 듣게 됩니다.
그 후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은 가족들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애굽으로 가족 모두를 초청하여 기쁨으로 만나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용서할 수 없는 형들이지만 그들을 품어 안으면서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을 알려주면서 모두가 함께 기뻐하고 함께 살게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후에는 이스라엘 나라를 세우는 일에 기초가 된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이 모든 것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있었기에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브라질에서 모인 우리 가족을 생각해 봅니다. 그 먼 거리를 비행기 타고 브라질로 온 가족, 그들을 아낌없는 마음으로 받아 주고 여행까지 시켜주는 아들과 며느리가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참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이 밤에 독자인 우리가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 된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하나님의 가족인 우리가 더욱 사랑하고 아껴주며 용기를 주고 도와주는 참 좋은 가족이 되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을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