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군대에 간 기락이 이야기에 이어서 이번 주에도 브라질선교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다가 한국으로 공부하러가서 벌써 신학대학 졸업반이 된 정민선 또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의식주 문제는 늘 또니에게 숙제였지?
사람이 살면서 의식주(衣食住)문제가 제일 일차적인 문제입니다. 사계절이 분명한 곳에서 의식주 문제는 브라질보다 더 정교하고 세밀합니다. 춘추복과 여름옷, 그리고 겨울에 입을 옷이 제각각이고 제철에 입은 옷이 계절이 바뀌면 다음에 입기 위해서 잘 갈무리해둬야 합니다.
어디 옷(衣)뿐이겠습니까? 먹거리(食)도 제철 음식을 먹습니다. 살 집(住)을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살 집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계절마다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또니가 처음 한국에 갔을 때는 평창의 산마루기도원에서 살았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도 코로나로 인해서 거기서 영상수업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 선교사 게스트하우스에도 있었고,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기도 하면서 불안한 주거가 늘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신학대학 기숙사도 방만 제공할 뿐 코로나로 식사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지내기도 하고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기숙사가 정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신 할아버지의 유일한 보호자가 되어 정석윤 권사가 한국에 가서 할아버지를 브라질로 모셔오기 전까지는 병원에 여러 번 불려가서 뒷바라지를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신학부 졸업반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산마루교회의 이주연 목사, 입학 전 한글 성경교과서를 함께 읽어준 임정빈 목사, 장학금을 마련해준 감리교신학대학 이후정 전 총장, 정동교회 천영태 목사 휘하의 국어교사 출신인 김옥희 권사와 영어선생이신 김혜숙 권사, 교회학교의 임영자 권사의 어머니 같은 사랑 때문에 한경은 집사가 속으로 “이러다 아들을 빼앗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 그리고 교회의 큰 울타리 속에서 드디어 사학년이 되었고 졸업할 때까지 학교주변 지자체인 서대문구가 운영하는 “꿈꾸는 다락방”에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주하는 큰 행운을 얻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응답받는 새 숙소가 되시게나.
작가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은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아이콘 같은 자기개발 도서 이름입니다. 이 자기개발 분야 스테디셀러는 시대적 공감대를 얻어 만화로도, 까페와 펜션, 레스토랑의 이름으로까지 유명해졌고 드디어 지자체와 ‘한국헤비타트’가 협력해서 대학생들의 보금자리 사업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또니와 인도 이경환 선교사 아들인 은성군이 룸메이트가 되어 2년간 살 수 있는 천연동 숙소(2인방 21실, 1인방 6실)는 꿈꾸는 자 48명에게 품을 내줬습니다. 거기서 살면서 룸메이트와 해외선교 경험을 깊이 들으며 선교의 지평을 함께 열어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권사님, 빌립공방 김명원 권사가 만든 문창살 십자가를 우리 교회에 걸어놓기 위해서 브라질까지 들고 왔으나 우리교회는 지붕이 낮아 넉자길이 십자가가 잘 어울리지 않아서 떼어내고 더 작은 문창살 십자가를 걸어 예배실에 어울리게 했습니다. 요즘 처음에 교회에 걸었던 지나치게 큰 십자가는 천장이 높은 브라질리아 한인성결교회로 보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민선(Tony)이나 룸메이트가 된 은성이도 금년에 4학년이 되었으니, 우리교회 문창살 십자가처럼 졸업 후에 무슨 사역을 감당하면서 누구와 어디에 있어야 더 잘 어울리는 지 깊이 숙고하고 응답받는 보금자리, 꿈꾸는 다락방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