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조국(祖國)과 주재국(駐在國) 사이에서
2023/12/22 00:42 입력  |  조회수 :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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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12월에 아이들이 졸업여행을 가고, 졸업파티도 한 후 졸업식. 그리고 크리스마스 휴가로 이어집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의 기업들은 그 기간에 셧다운 기간을 활용해서 새날들을 준비합니다.

 한국은 고국, 브라질이 고향인 사람들

 브라질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이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일상이 이어집니다. 가족과 함께 브라질에 와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이민 와서 사는 2-3세 학생들이 포어와 영어의 절실한 필요를 느낄 때 기아대책기구에서 근무하는 조지 장로에게 과외교실을 부탁했습니다. 교회는 아래층에 과외 공부방을 제공하고 학생들 과외공부시간에 부모님들과 차 한잔 나누는 친교를 통한 선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더운 계절이니 공부방이라고 덜 덥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효선이 아버지 정석윤 집사에게 아이들이 더위 먹지 않도록 공부방 에어컨을 점검해보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런데 “놀자판 브라질의 휴가기간”이 시작되고 결국 내년이나 되어야 과외가 다시 시작될 듯합니다. 에어컨 수리는 급할 것이 없습니다. 

 우리교회는 창립 때부터 12월이 되면 매년 한국 방문하는 성도들이 여럿이어서 평소보다 훨씬 썰렁해집니다. 금년에도 길집사 가족, 한숙녀 집사 모녀, 소이 등이 한국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과외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윤재 가족과 주재원 가족이며 전문상담사인 정희영 선생도 한국방문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이민 온지 30년이 넘었는데도 손꼽을 정도 한국방문을 한 교민가족들도 여럿입니다.

 브라질을 조국으로 정한 사람들

 브라질에 오래 살다보면 당연히 영주권이 생기고 시민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강제로 추방당할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방문 횟수나 관심은 어디에 뼈를 묻고 살 것이냐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브라질로 이민을 왔건 불법체류를 하건 살다보면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고 자녀들도 여기서 공부하고 직장을 잡고 결혼하게 되면서 브라질이 평생터전이 된 사람들은 한국방문은 말 그대로 방문이 되고 다니러 갔다 오는 일이 됩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만 보면 여기가 고향이고 한국은 부모님 세대에게 고향내지는 고국이 됩니다. 고국에 대한 가치관의 분기점입니다. 이 분기점을 통과하면서 브라질의 생활습관이나 전통과 친하고,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문화에도 동참하며 이중국적이나 이중문화에 친숙한 국외자로 살게 됩니다. 

 한걸음 더 나가다보면 외모는 동양인인데 뼈 속까지 브라질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정에서는 한국어, 학교에서는 포어를 써야하니 브라질 말과 글에 지진아가 되고 늦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브라질 사람이 되는 성장통을 심하게 앓게 되고 “낙제는 필수, 전학은 선택”이란 말이 공공연합니다. 내 자녀들이 그런 경우를 당하면 부모들은 한동안 절망감을 안고 이민을 후회하기도 하고 주재국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 언어를 벗어나면 겁부터 덜컥인 부모들에게 자녀들은 동지의식이 발동해서 관공서 일에도 동행하고, 부동산 일도 꼼꼼하게 챙기며 몸으로 채득하고 집주인과 세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법을 배웁니다. 말이 시원해진 자녀들이 답답한 부모들의 대변인으로 살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 중에 금년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효선이, 중학교를 졸업하는 하은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우 등이 상급학교를 행해 달립니다. 

 그런가하면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예진이가 있고 소이가 있습니다. 또한 아버지 나라의 군대에 도전한 기락이도 있습니다. 브라질사회가 만만치는 않지만 한류의 세계적인 바람을 타고 드레스 대신 한복을 파티 복으로 입고 자긍심을 경험하는 의젓한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어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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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댓글
사라 님ㅣ2024.01.08 07:59:25 삭제
짧게 정확하게 교민들의 삶을 알게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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