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의 나눔칼럼)보약 같은 미국 여행
2023/10/11 22:05 입력  |  조회수 :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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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1) 연년생(年年生)인 내 여동생

 3년 만에 미국에 와서 가족들을 만나보니 모두 다 건강하고 생활들이 더 윤택해져 있고 무엇보다 2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던 여동생 건강이 아주 좋아져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나는 그 여동생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여동생은 나보다 1살 늦게 태어난 연년생인데 내가 태어나서 몸이 약해 어머니가 내 여동생을 낳으시고는 1년 동안 나를 살리기 위해 하루에 두 번 1시간 되는 거리에 있는 병원을 다니시는 바람에 여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가끔 어머니가 고등학교 때 여동생 얼굴에 핏기가 없고 누런 모습을 보며 “내가 저 아이를 낳고 나서 제대로 돌보지 못해 저렇게 얼굴에 핏기가 없어” 하시며 미안해하시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도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동생이 내 매부 되는 남자를 잘 만나서 지금은 장로와 권사로 영육의 복을 누리고 자손들이 번창하고 효도를 받고 있다. 지난번에 동생이 쓰러진 후 아들 부부가 같이 모시고 살겠다고 부모님 집과 자기 집을 정리한 후 방이 7개나 되는 큰 집을 장만했다길래 이번에 가보니 정말 넓고 아름다운 집이었다. 무엇보다 자녀의 효도가 참으로 부러워 그동안 미안했던 나의 마음이 위로와 기쁨이 되어 보약을 먹은 것 같았다.

 2) 아휴! 놀래라! 동상인 줄 알았잖아!

 내 아들 집은 시애틀이고 두 여동생들의 집은 포틀랜드 지역으로 서울에서 부산 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이번에 작은아들과 함께 여동생 집을 찾아가다가 중간지역에 카지노와 세계 유명 명품을 파는 아울렛이 있어서 잠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사고 계산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미국 여자 두 분이 내 앞을 지나면서 갑자기 “아유! 놀래라! 동상인 줄 알았잖아!” 하며 나를 보며 “당신 얼굴이 너무 번쩍거려 보는 순간 동상 같이 느껴졌다”라며 우리에게 사과하자 아들이 웃으며 “괜찮다. 당신이 놀라서 우리도 놀랐다.”고 하며 짧은 대화 속에서 서로 웃는 시간이 있었다. 보약을 먹은 것이다. 동생 집에 도착하여 서로 반갑게 얼굴을 마주하는데 이제는 나이가 70과 80줄에 들어 같이 얼굴에 주름살들이 굵게 생기기 시작하였다. 동생들이 나를 보더니 “오빠는 3년 전보다 더 얼굴이 좋아졌어요. 한국이 좋은가 보네요.”하자 아내가 “오빠는 요새 한국에서 왼쪽 눈이 떨려 병원에서 보톡스 주사를 맞고 얼굴 주름이 펴졌고, 눈꺼풀이 눈을 덮는다고 쌍꺼풀 수술도 해 주었고, 몸에 기름이 많아 얼굴에 기름 덩어리가 생긴다고 해서 레이저로 기름 제거도 해 줘서 얼굴이 번쩍번쩍하여 보는 사람마다 젊어졌다고 야단들이에요.” 하며 방금 아울렛에서 생긴 “동상인 줄 알았잖아!” 사건을 이야기하자 모두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었다. 보약을 먹은 것이다.

 3) 오금이 저리다.

 이번에 작은아들 부부와 함께 2박 3일 동안 미국 몬태나주에 있는 국립공원(Glacier National Park)을 여행하였다. 이곳은 미국 서부도시 몬태나주에서 캐나다를 향해 뻗어나가는 곳으로,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 762개, 산 175개, 빙하 25개가 있는 미국에서 가장 멋진 지역 중 하나로 한 해 200만 명 이상이 여행하는 곳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의 하나인 고잉 투더 선 로드(Going to the Sun Road)길을 2시간 달리면서 주위에 변하는 자연 모습을 보면서 가는데 아들이 “이제부터 산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주위를 보세요.” 하여 창 옆을 보는 순간 나는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그냥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를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달리는데 한 바퀴만 잘못 구르면 뼈도 못 추리는 절벽 아래로 처박힐 것 같았다. 앞좌석에 앉은 며느리도 무서움에 머리를 운전하는 아들 쪽으로 딱 붙여 아예 창밖을 보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조리며 가기를 30여 분 만에 평지가 나왔다. 우리는 모두 죽음에서 구함 받은 것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우리 말에 ‘오금이 저리다’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우리가 겪은 이런 경험들이 ‘오금이 저리다‘라는 뜻인 걸 체험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산 정상에 올라보니 찬송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라는 찬양이 절로 나왔다. 보약 같은 여행이었다. 감사하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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