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아르헨티나 김형일 선교사 부인 김애라 사모가 남미선교지방 카톡방에 올린 내용입니다. “방금 남편 김형일목사 통해서 전화를 받았는데 선교지 가는 길에 권총강도를 만났다고..., 다행히 빠르게 대처해서 모면했는데 앞차를 점거해서 도망갔다고 해요. 앞차주인, 목숨에 위협 없도록 강도들이 마음을 돌려 주셔서 생명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함께 기도해주세요”

 아르헨티나의 도로변 권총강도 사건

 그래서 남미선교지방에 속한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데 얼마 후 “아멘, 아멘, 네 저희 남편은 무사해요. 간발의 차이로 남편은 후진해서 추월해서 나왔다고 해요. 앞차 주인을 강도들이 데리고 가서 남편도 마음이 무겁다고 기도 부탁했어요.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더 가슴이 메어옵니다.” 

 유권사님, 얼마 전 한국방문 해서 아펜젤러선교관에서 묵을 때와 너무 비교가 됩니다. 선교관 주변에서 누가 날 헤칠 것이란 생각은 아예 없지요. 골목이 많은 곳이지만 숨었다가 공격할 것이란 생각, 들고 있는 물건이나 지갑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잠재적인 걱정, 차를 세우고 강도짓을 할 것이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권총강도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가운데는 그런 끔찍한 경험을 한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건널목 신호등 부근에서 빨간 신호일 때 운전사에게 총을 들이대고 지갑을 빼앗거나 차를 탈취하는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밤에는 신호등을 무시하고 가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가 되면 서로가 불신하게 되고 상대방을 이웃사촌이나 친지로 생각하기 보다는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가상적인 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삽니다. 교회에서도 마찬가집니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이 아니라 당장 눈에 보이는 현실에서 내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결별할 생각이 굳어져 있습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생긴 벽 쌓기 삶의 방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고 이웃을 사랑하고

 내가 돈이 있다는 냄새조차 풍기지 말아야 합니다. 목숨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숨기고 감추고 어떤 때는 과장하고 위장해서 상대가 내 진면목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사회 모든 영역의 생활이 내 생존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로 판단하고 그 기준으로 극단화되는 삶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늘 불안하고 위축되고 일단 의심하고 마음 한 자락 깔고 사람을 만나고 그런 가운데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삶이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말씀도 해석을 수정해야 할지경입니다. 

 성서의 진리도 골동품을 보관하는 박물관에서나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 나가는 것이 나에게 유익한 것이 눈에 보일 때만 나가는 곳이 되고 신앙생활도 나에게 득이 될 때만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민 온지 50년 된 어떤 분은 보증 18번 서주고 쪽박 찼다며 껄껄 웃는 걸 봤습니다. 어떤 것이 예수 정신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