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지난주 수요일(2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인 4월 17일까지 주일을 뺀 40일간으로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하여 고난 당하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금 년 사순절은 종려주일(4월 10일) 고난주간(4월 11일~16일) 부활주일(4월 17일)로 지키게 된다. 

 나는 사순절이 되면 하나님 앞에서 40일간 오전 12시까지 금식하기로 약속했다가 지키지 못했던 생각이 난다. 2010년 내가 브라질에서 목회할 때 카니발이 지나고 3월에 대 심방을 시작했는데 그때가 사순절 기간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여보 우리 사순절 기간동안 어떻게 하지 하루종일 금식할 수도 없고 그래도 한끼는 금식해야 할텐데 점심이나 저녁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지?” 했더니 아내가 “그럼 오전 12시까지 하지요” 그래서 12시까지 금식을 시작했는데 심방을 시작하면서 이 금식을 지킬 수가 없게 되었다. 오전 심방을 하고 나면 성도들이 음료수나 다과와 점심을 대접하는데 “지금 우리 부부가 금식하기 때문에 못 먹습니다”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아내에게 “심방 다니며 계속 금식하니 안 먹는다고 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하지?” 하니까 아내가 “그럼 아침 먹고 점심 먹은 날은 저녁 금식하지요” 하길래 “그래 그것 좋네” 하고 하루 이틀 하다가 갑자기 저녁에 심방해야 될 일이 생기니까 그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금식은 흐지부지 되어 버렸고 오히려 심방 중이라 물고기처럼 물도 많이 마시고 돼지처럼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 금식이 아니라 폭식이 되어버렸다. 한번은 어떤 가정을 심방했는데 낮에 심방을 하고 저녁식사 대접하는 자리에 부부가 함께 나오지 않고 남자 집사님 혼자 나왔길래 이유를 물어보니 아내가 사순절 기간동안 저녁 금식을 하기 때문에 못 나와 죄송하다는 말을 듣는 순간 그 믿음이 부럽고 이런 성도가 있는 것이 감사할 뿐이었다. 성 어거스틴 성자께서 한번은 제자들에게 금식하며 기도하도록 하고는 자기 자신도 금식을 함께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금식 하는 곳에 큰 솥을 걸고는 고깃국을 끓여놓아 금식하는 제자들이 금식과 함께 인내의 훈련을 시키셨다고 한다. 몇일 후에 제자 중 한 사람이 배고픔을 참지 못해 몰래 고깃국물을 마셨는데 다른 제자가 그 모습을 보고는 고자질을 하여 제자들이 분개하며 고깃국물을 먹은 제자를 향해 비난하는 소리를 어거스틴 성자가 듣고는 고기 가마로 가서 국물과 함께 고기를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제자들이 놀라며 “선생님 금식하라고 하시고는 왜 음식을 드십니까”하고 물었더니 성 어거스틴이 제자들에게 “서로 미워하며 비난하면서 금식을 하면 아무 소용없다. 차라리 먹으면서 미워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사순절 기간동안 하나님께서 우리와 화목 하시려고 예수님을 보내주신 그 사랑에 천만번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화목제물이 되셔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의 모든 죄가 다 용서받고 구원 받은 것을 날마다 감격하며 믿고 감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를 하나님께서 불러 가실 때까지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끊임없이 회개하여 죄 용서함을 받고 주님 재림하실 때 주님처럼 부활하여 영원한 천국으로 가게 됨을 감사하며 누구나 이 선물을 받아 누릴 수 있도록 복음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이사야 58장 6절에서 11절에 보면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금식은 “모든 묶인 결박을 풀어주며, 주린 자에게 식물을 나눠주고, 친척과 형제를 돌아보며 피하지 않는 것이라” 하시면서 “이같이 하면 우리가 하나님을 부를 때에 응답해 주시고, 우리를 치료해 주시며, 우리 영혼을 만족케 해주시고, 생수의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물댄동산 같게 해주시고,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 뒤를 호위해 주신다”고 하셨다. 그러니 사순절 기간동안 몇일 간이라도 참 금식을 하면서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