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브라질에서의 첫 날

 1557년 3월 7일 주일, 세리지뻬 섬의 콜리니 요새에 입성한 3백여 명의 프랑스 개신교인들은 프랑스령 남미의 총독 빌가뇽과 교제의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원정대의 지도부인 리시에르 목사와 샤르티에르 목사, 그리고 뒤 퐁 경은 곧바로 칼빈과 제네바 공화국 정부의 친서를 전달하였고, 이를 받아 읽은 빌가뇽은 크게 기뻐하면서, 총독의 직무 외에 종교적 직무까지 겸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제네바 정부가 자신의 요청을 묵살하지 않고 오히려 많은 도움과 목회자들을 보내주어서 감격하였으며, 제네바와 칼빈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날 저녁 요새 안의 모든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는, 이처럼 고귀한 사역에 수많은 형제자매들이 먼 뱃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주어서 감사하며, 복음을 모르는 이 땅에 가장 개혁적인 교회와 식민지를 건설하는 일에 힘을 합쳐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하여 모든 종교의식은 제네바 교회법식을 따를 것이라고 서약하였습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였습니다. 이민자들은 요새에서의 고된 노역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부지런히 식민지 건설에 임했습니다. 이에 빌가뇽은, 원정대 지도부가 전달한 제네바와 칼빈의 친서에 대한 답신을 3월 31일 불꽃나무의 진액으로 만든 빨간색 잉크로 적어 보냈습니다. 

 1557년 3월 10일 

 ‘위그노’ 로도 불리는 프랑스 개신교인들은 요새 도착 당일로부터 사흘 후인 3월 10일 수요일에 요새 중앙의 대강당에 모여, 그들이 브라질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리시에르 목사가 예배 인도를 맡아 시편 124편 8절을 낭송하며 개회기도를 드리고, 이어 제네바 예배 일과에 따라 다 함께 시편 5편 찬송을 불렀습니다. 이것이 브라질 땅에 울려 퍼진 두 번째 개신교 찬송가로, 당시 유명한 시인 클레멍 마로(Clement Marot)가 성경구절을 운율화 한 가사에 궁정 음악가 루이 부르주아(Louis Bourgeois)의 라단조(D Minor) 곡조를 입힌 것입니다. “주 여호와여 내 음성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내 마음 살펴 주소서! 나의 왕, 나의 주 하나님, 들어 주소서.” 이 시편찬송은 한국 찬송가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브라질장로교회(Igreja Presbiteriana do Brasil, 약칭 IPB) 찬송가에 들어 있습니다(IPB 찬송가 Novo Cântico 122장). 이어서 리시에르 목사는 시편 27편을 본문으로 하고 4절을 요절로 하는 강해설교를 하고, 회중을 대표하는 기도를 한 뒤 축도로 예배를 마쳤습니다. 

 1557년 3월 10일의 이 예배는 신대륙 최초의 개신교 예배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하여, 히오 지 쟈네이로 시의회는 신대륙의 첫 개신교 예배가 450돌을 맞이하는 2007년, 히오 지 쟈네이로 장로교회(IPB) 앞 광장에 리시에르 목사와 샤르티에르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는 모습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이 동상은 아직도 거기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