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용주 목사(봉헤치로 제일교회 담임)

귀향

 이 무렵, 프랑스는 빈번하게 브라질 해안으로 사략선을 파견하였습니다. 그들도 신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향신료 무역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한스 슈타덴도 프랑스 사략선의 선원들에 의해 구출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1555년에 무사히 독일에 도착한 그는 자신이 브라질에서 겪었던 일들을 책으로 엮어 1557년에 출판하였습니다.  

 사략선 

이쯤에서 사략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략선’이란 한마디로 해적을 가장한 해군 상선으로, 오늘날의 개념으로 설명하자면 무역을 목적으로 하는, 그러나 해적을 가장한 해군 특수부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적을 가장했기 때문에, 그들은 또르데시야스 협약국인 에스파냐나 포르투갈 상선들을 습격하여 금이나 은, 또는 무역물품을 약탈해도 처벌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상선이기 때문에, 그들은 이 약탈물들을 무역에 사용하여 이문을 남겼습니다. 적국을 약탈하여 자국을 이롭게 하는, 매우 애국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해군 부대였던 것입니다. 

 프랑스의 브라질 식민지 건설계획 

 한스 슈타덴이 아직 포로생활을 하고 있던 1554년에, 프랑스는 브라질 해안으로 사략선 선단을 파견하여 포르투갈에 적대적인 부족 뚜삐남바 족이 사는 지역인 까보 프리오(Cabo Frio: 오늘날의 히오 지 쟈네이로 시 정동향에 위치)와 그 인근을 탐험하고 많은 정보를 수집하였습니다. 이 탐험을 인솔한 사람은 니콜라 뒤랑 드 빌가뇽(Nicolas Durand de Villegagnon)이라는 기사였는데, 그는 스코틀랜드와 프랑스에서의 활약으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로, 신대륙 무역을 위한 프랑스 식민지 건설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발탁되어 비밀지령을 받아 브라질을 탐험했던 것입니다. 

 따모이오 족이라고도 불리는 뚜삐남바 족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빌가뇽은 프랑스 국왕 앙리 2세와 가스파르 드 콜리니 제독 앞에서, 까보 프리오에서 서쪽으로 약 150 킬로미터 정도에 위치한 과나바라 만(Baía de Guanabara)에 식민지를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는 보고를 올렸고, 곧 승인을 얻었습니다. 왕실 후원금과 선원들을 확보한 그는 대서양 항해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신대륙으로 이주할 이민자 6백여 명과 왕실 지리학자 앙드레 테베(André Thevet) 신부와 함께, 1555년 8월 14일 브라질을 향해 출항하여, 같은 해 10월 31일에 까보 프리오의 북쪽 해안인 부지오스(Búzios)에 다다랐습니다. 

그들은 항해를 계속하여, 11월 10일에 드디어 과나바라 만의 세리지뻬 섬(Ilha de Serigipe: 오늘날의 히오 지 쟈네이로 시 빌가뇽 섬)에 도착하였습니다. 빌가뇽은 신과 프랑스 국왕의 이름으로 그 땅을 점령하고 프랑스 식민지임을 선포하였는데, 이 식민지 이름이 바로 프랑스령 남미(França Antártica)입니다. 이 원정의 목적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본국과의 무역을 위한 식민지를 건설할 것. 둘째, 적국의 신대륙 무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