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나는 금년 새해 첫 주일부터 넥타이를 하나만 매기로 했다. 미국에 있을 때 장로님 딸이 여행 다녀와서 선물해 준 십자가가 그려진 넥타이를 그동안 즐겨 맸었는데 앞으로는 넥타이를 매고 갈 필요가 있는 장소에 갈 때는 이 십자가 넥타이를 매고 갈 생각이다. 그동안 이런 생각을 목회할 때도 했었는데 실천하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목사님들에게 성도들이 여행을 다녀와서 주는 선물 중에 넥타이를 많이 주기 때문에 선물을 받으면 그 주일에 반드시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나가는 것이 대접한 분에 대한 감사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때는 두 분에게서 넥타이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어느 것을 먼저 매야 될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목사님이 쓴 글을 읽으면서 나도 그분처럼 하게 되었다. 그분이 어떤 때는 한 주간에 장로님, 권사님 그리고 평신도에게 3개의 넥타이를 선물 받고 제일 첫 주일에는 평신도, 다음 주일에는 권사님 그리고 3번째 주일에 장로님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었다고 했다. 그 목사님은 장로님과 권사님에게 미리 전화로 내용을 설명했더니 모두 “목사님 잘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셔야지요” 하며 기뻐했다고 했다. 나는 “참 그 목사님이 배려와 지혜가 있구나” 하며 나도 그렇게 따라하게 됐다. 이제는 담임 목회를 마쳤기 때문에 자유롭게 십자가 넥타이 하나만 매어도 될 것 같다. 날마다 정장을 입을 때 “무슨 넥타이를 매야 하나“ 하며 이것저것을 갖고 거울 앞에 가서 목에다 대어 보는 번거로움이 없어져서 좋다. 

 그런데 이제 내가 십자가 넥타이 하나만 매기로 결정한 것은 성령님이 내 마음에 들려주신 음성 때문이다. 금년 1월 첫째 주일에 와이셔츠를 입고 무슨 넥타이를 매는가 하며 옷장에서 수북이 걸려있는 넥타이 중 십자가 넥타이를 손에 잡아 목에 걸 때 “수명아 네가 이 많은 넥타이 중에 십자가 넥타이를 선택한 것 같이 하나님이 너를 많은 사람 중에 너를 선택하여 구원시킨 것을 알고 있느냐” 하는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성경 말씀에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선택하신 모습이 많이 나온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받은 구원이다. 나는 구원받기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이 나를 선택해 주셨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두 아들 중 이삭을 택하시고 이스마엘은 버리셨다. 왜 그렇게 하셨을까? 이삭은 본처 자식이고 이스마엘은 후처 자식이기 때문일까? 그러면 이삭의 두 아들 야곱과 에서는 한 어머니 리브가 사이에서 난 아들들인데 야곱은 택하고 에서는 버렸다고 하셨다. 그것도 어머니 리브가가 아기를 가졌을 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삭이 하나님께 “왜 야곱은 택하고 에서는 버리셨냐”고 물었다면 하나님의 대답은 “내 맘이다” 하실 것이다(창25:23/롬9:11~18).

 어느 부자가 고아원을 방문했다. 이 방 저 방을 둘러보다가 그중 한 아이를 선택해서 자기 집에 데려다가 자기 양자로 삼았다. 그 아이는 하루 아침에 고아와 가난에서 건짐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갖고 있던 유산을 상속받고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받고 살아갔다. 무엇이 이 아이의 신분을 바꾸어 주었는가? 아이가 노력했는가? 고아원에서 열심히 일했는가? 고아원 원장의 마음에 들게 했는가? 아니다 부자 양부모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고아원에 있던 다른 고아들이 부자에게 “왜 우리는 선택 안하느냐”고 항의하며 “저 아이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 부자는 “내 맘이다 왜 그러냐” 할 것이다. 나는 작년에 교회에서 뽑은 말씀 카드 레위기 20장 26절 “너희는 내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로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 하였음이니라” 하신 말씀을 내 평생 마음에 담고 날마다 외치며 살아갈 것이다. 이 말씀보다 더 축복의 말씀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예수님이 자기 생명을 주시고 우리를 구원해 주신 십자가 사랑의 선물을 제일로 감사하며 자랑해야 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