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선교회장)

철학자 중에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은 칸트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칸트와 비교할 만한 최고의 지성인으로 화이트헤드라는 사람이 있다. 우리는 철학 하면 머리가 아프고, 철학자 하면 인생의 고뇌가 많은 모습이 떠오르는데 화이트헤드는 그런 인상보다는 좋은 인격에 남을 잘 도와주고 또 대인관계도 좋아서 정말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분이 어느 날 차를 몰고 가는데 어떤 할머니가 굉장히 힘들어 하며 걷는 모습을 보고 돕고 싶은 마음에 차를 할머니 옆에 세우고는 타도록 했다. 할머니가 보니 인상이 좋고 나이도 들어 보여 차를 타고 가다가 “이렇게 친절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 믿으시는가 보죠?” 하자 화이트헤드는 “아니요. 저는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예수 안 믿어도 남을 도우며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요” 하고는 할머니에게 인생에 대해 철학자답게 아주 쉽게 잘 알아듣도록 설명을 했다. 할머니가 아무 말 없이 듣고 있다가 목적지에 도착하여 내리면서 “오늘 차 태워줘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하신 말이 무엇인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내가 보니 공부도 많이 하고 인생도 잘 아는 분이 어쩌자고 예수를 안 믿노~” 하며 내렸다. 화이트헤드는 이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화이트헤드는 예수라는 이름을 많이 들었고 신학에 관련된 책도 읽고 연구도 했다. 그러나 그 어떤 힘도 그 할머니의 말처럼 자기의 마음을 때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 할머니가 만난 힘 있는 예수를 만나고 싶어 교회에 나갔다. 그가 교회에 나오니까 사람들이 “아니 어떻게 저 사람이 교회를 나오는가” 하였다. 그중 그 교회 담임목사가 제일 놀라고 흥분해 그날 설교 준비한 원고는 제쳐놓고 철학 설교를 하였다. 그런데 이 유명철학자가 다음 주에도 또 나와서 목사는 열심히 철학 설교를 했다. 몇 주 지나 주일예배 후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 목사는 밥을 먹으면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필경 이 철학자가 내 철학 설교에 은혜를 많이 받았을 거야. 그러니까 교회를 계속 나오지” 하며 그에게 “제 철학 설교에 은혜가 되셨나요? 하니까 그가 말하기를 “목사님이 철학을 오해하시는 것 같더군요. 목사님이 말씀하신 부분들이 제가 쓴 책 몇 페이지를 보시면 자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점심 맛있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설교에는 언제 예수가 나오지요? 예수에 대해 들으려고 몇 주 나왔는데 못 들었습니다” 하며 가더니 그다음 주부터는 그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올 때나 물건을 사러 마켓을 오갈때면 마스크가 들어있는 교회 전도지를 나누어 준다. 그때 내가 하는 말은 “오늘 좋은하루 되세요” 하며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 여기 좋은 마스크도 있어요” 하면 “감사합니다” 하며 받으면 기분이 좋고 다른 사람에게 또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안 받는다고 거절 할 때는 기분도 상한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옛날 일제시대 때 최권능 목사님은 전도할때 큰소리로 “예수 천당 불신 지옥”하며 외치면 사람들이 예수님을 많이 믿었다고 하는데 나도 한번 그렇게 외쳐볼까 하다가 그때와 지금은 달라 지금은 잘못하면 “뭐? 불신지옥이라고 했어? 아침부터 지옥가라는 거야?” 하며 달려들 것 같아 무서워서 못하겠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예수님 믿고 구원받으세요.” 하면 머리를 흔들다가 내가 “여기 좋은 마스크도 있어요” 하면 “마스크요? 주세요” 하며 받는다. 그래서 어떤 때는 예수님 말을 먼저 하지 않고 “좋은 아침입니다. 여기 좋은 마스크 있어요”하고 받으면 그때 “예수님 믿어 구원받고 천국 가세요” 한다.

 신약성경 고전1:21절에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하셨는데 나는 자꾸 사람의 말이나 생각으로 전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앞에서 할머니가 철학자 화이트헤드에게 한 말처럼 “어쩌자고 예수를 안 믿노~” 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성탄절이 지났으니” 하며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을 기념으로 끝마치지 말고 기회 주시는 대로 예수님의 선물인 구원의 복음을 물질로 나누며 입으로 전하도록 하자.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