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
2021/09/10 09:36 입력  |  조회수 :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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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유권사님, 노란 이뻬(ipe) 꽃이 한창입니다. 잎이 나기 전에 먼저 피는 꽃입니다. 마치 한국의 봄꽃 가운데 개나리, 진달래만큼 상징적인 꽃입니다. 

 작년에 한국에 갔다가 브라질로 돌아오기 직전에 한국에서 목회하던 영은교회 주차장 초입에 핀 목련이 너무 멋졌습니다. 그 나무는 주차장을 매입하고 도로 쪽과 옆집 경계에 옹벽을 칠 때 이옥선 권사님 밭둑에 엄청나게 큰 나무를 교회에 기증해주셔서 포클레인으로 캐고 잔가지를 잘라내고 트럭에 실어 와서 주차장 입구에 심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이제 교회 입구 주차장을 지키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자기 자리를 완전히 잡고 있더군요. 유권사님, 요즘은 온 천지가 브라질을 상징하는 노란 이뻬와 희고 붉은 부켄베리아 꽃이 산과 들 심지어는 가로수로까지 화려한 봄의 전령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 정신의 변천사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19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의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브리태니커 출판사의 잡지 이름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고 쓴 한글설명 글에 나오는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묄세라(불휘 기픈 남근 바라매 아니 뮐세)”하는 글과 “샘이 깊은 물”에 대한 설명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그것이 남성중심의 잡지와 여성지의 이름이 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정명의 동명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어서 백상예술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이야기가 그 내용입니다. 세종대왕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뿌리 깊은 나무”는 우리의 기본적인 정서입니다. 여성성의 상징인 샘으로 보면 “샘이 깊은 물”입니다. 그러니까 샘이 깊은 물이 있는 땅에 뿌리 깊은 나무가 자란다는 생각이 우리 문화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셈입니다. 그 나무는 깊은 뿌리를 내리고 만대까지 이로움을 주는 것들입니다. 주로 집 주변에서 키웠던 은행나무, 느티나무, 참죽나무, 호두나무, 대추나무, 먹감나무, 오동나무 등등입니다.

‘샘이 깊은 물’ 주변엔 나무들이

 이 나무들은 대부분 가구재입니다. 신혼부부가 세간을 나서 홀아씨 살림을 시작하고 딸을 낳으면 집 주변에 오동나무를 비롯해서 가구재를 심었습니다. 시집갈 나이가 되면 나무를 베어 건조하고 그리고 목수를 불러 장롱과 반닫이 그리고 뒤주를 만드는 혼수품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고가구 중에는 강원도 쪽에서 나온 것들은 단순하고 장식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고, 사대부 집안에서 사용하던 것들이 귀티가 나는 고가구인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고가구 중에는 먹감나무 반닫이, 참죽나무 서탁(書卓), 느티나무 이층장, 소나무 뒤주 등이 수백 년 내려오는 애장품들입니다. 

 성경에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좋은 가구재는 팔레스타인 지형에서는 별로 기대할 수 없었고 솔로몬 성전 백향목 등은 수입해서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민 일세기를 맞은 교회들도 갈기갈기 찢겨서 물고 물리지 말고 뿌리 깊은 나무의 전통과 샘이 깊은 물처럼 구원의 생명력이 넘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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