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가족과 사회

 가족은 ‘사회적’입니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가족이라는 법적 효력이 있는 집단이 사회(sociedade)안에 의미를 가진다는 뜻입니다. 가족은 사회 안에서 허용된 방식안에서 행동을 배우는 과정인 사회화(socialização) 과정을 거칩니다. 유아기의 자녀들은 부모를 통해 나와 세상을 바라봅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나와 다른 남의 행동을 관찰하고 자신의 내면을 드려다 보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서 사는 법을 배웁니다. 유아기와 학교를 통해 사회화 과정을 거친 성인은 배우자를 만나서 가족을 형성하고 자녀들에게 사회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따라서 가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족의 구성원 혹은 가족이라는 집단이 어떻게 특정 사회 안에서 다른 개인 혹은 집단과 관계를 맺고 삶을 영위하는 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한 가족은 문화의 영향을 받습니다. 어떤 문화와 규범권에 있느냐에 따라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와 행동, 활동이 결정됩니다. 브라질의 가족을 이해하기 위해서 브라질 사회, 사회화 과정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행동방식

 브라질은 크고 다양한 나라입니다. 넓은 영토와 지정학적 특징은 개개의 역사적 사건들과 만나 풍부하게 보존되고 발전되어 왔습니다. 브라질리아 대학의 Maria Audiliadora Dessen과 Cláudio V. Torres(2019)은 현대 브라질 가족의 형성과 사회화 요인에 대해 분석합니다. 가족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요인들의 미묘한 상호작용을 분석하기 위해 중산층 가정을 바라보고 부모의 가치, 믿음, 실천을 소개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브라질 행동방식이라 불리는 제이칭요 브라질레이루(Jeithinho brasileiro)가 가족의 사회화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환경이 일어난 원인과 이유를 찾기보다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는 경향인 이 말은 브라질인의 내면과 세계관에 자리잡아 일상적인 경험과 상황에서, 말하는 방식에서, 세대와 세대를 넘어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이혼을 해도 자녀들은 그 이유를 찾기 보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녀들의 탈선에 대해 부모들이 책임을 떠앉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더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정리되고 계획 된 삶을 추구하기 보다 오늘과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려는 이 행동방식은 각각의 지역적 특성과 만나 독특한 가족 문화 패턴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섯개의 하위문화

 인류학자인 Darcy Ribeiro는 다섯개의 하위문화(sub-culturas) 구분을 브라질 문화적 다양성의 기원으로 보고 가족의 형성과 정체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북동쪽의 문화패턴은 끄리오울라(crioula)인데 포르투갈 정복자들과 아프리카 노예들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아마존 우림지역에서 발견되는 문화인 까블로까(cabloca)는 북쪽의 원주민들과 강제이주자들이 만든 문화입니다. 끄리오울라와 까블로까는 모두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집단 규범에 대한 엄격함과 권위에 대한 충성심이 가족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에서 발견됩니다. 남동쪽 문화패턴인 까이삐라(caipira)는 17-18세기 유럽이민자들이 형성한 것으로 커피생산과 산업화를 바탕으로 생성한 문화패턴입니다. 남부지역에서는 독일과 유럽 이민자들이 형성한 개척-남성중심주의의 가우샤(gaúcha)문화가 있습니다. 까이삐라와 가우샤 모두 유럽의 문화적 특징과 수직적이고 개인적인 특징이 발견됩니다. 마지막으로 북동쪽지역의 물이 부족한 내륙에서 발견되는 세르따네자(sertaneja)는 생존을 위해서 외부의 개발에 의존해야 하는 사람들의 문화입니다. 가족 내에 수직적-개인주의와 수직적 -집단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이 다섯개의 문화패턴은 각각 지역들의 가족 형성과 특징과 정체성을 드러내고 사회화 과정과 자녀들의 성장과정에서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