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의 복음자리 이야기)상대방 입장에 서서 생각하자
2021/04/01 23:22 입력  |  조회수 :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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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권사님, 저 정목삽니다.”, “그 동안 평안하셨습니까?”, “네, 누구시라구요? 정목사님요, 브라질의 정목사님요?”, ‘90농부 유권사님’이 귀가 더 어두워지셨나 봅니다. 만 2년 만의 통화는 목소리 볼륨을 높여 소리 지르는 수준이 되어야 정상통화가 가능했습니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습니다.
 요즘은 옥수수와 강낭콩 모를 심고 씨감자를 넣을 때라고 했습니다. 유권사님, 자가격리는 고난주간에도 계속 이어져서 4월 1일 12시에 끝이 납니다. 그날은 성목요일,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시고 최후의 만찬을 나눈 날입니다. 그런가 하면 가롯 유다가 은 30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날입니다. 유권사님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마음이 한평생인 분입니다. “유권사님, 격리 마치고 첫 예배인 부활절 아침예배 영은교회에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때 뵙자고 말씀 드리고 일단 전화통화를 마쳤습니다.
 부활주일에 뵙겠습니다.
 “띵똥” 핸드폰의 메시지가 왔다는 소립니다. 택배가 왔다는 메시지입니다. 두 사람이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14일을 지내기는 너무 지루합니다. 그런 가운데 택배와 홈 쇼핑하는 일은 지루한 감금을 이기는 활력소가 됩니다. 외할머니 까페를 운영하는 김헌래 목사, 이준구 목사의 삼겹살, 최병천 장로의 책과 원고뭉치, 우경호 선교사의 제수인 황집사의 떡볶이와 어묵, 순대세트 등이 자가격리를 이기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날이 가물어서 교회 화단에 물을 주는 최명호 집사, 모지의 김선웅 선교사가 포스팅한 단감 수확, 평창의 수도원에서 기도훈련을 하는 또니의 근황 등이 심심할 겨를이 없도록 연결고리가 됩니다. 은희곤 목사님이 자기 격리 경험에서 나온 생각을 담아서 여러 종류의 한국 스넥들 한 박스와 왕컵라면 한 박스에 또 삼겹살, 양념갈비, 춘천닭갈비, 음료수를 냉장팩에 담아 택배로 보냈습니다. 과자와 라면을 너무 좋아하지만 우리는 맛보기 할 것만 남기고 다시 포장을 하고 또니에게, 스넥과 과자, 컵라면 사진과 함께 “난 당나라 백성이어서 자네가 기숙사에서 먹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넣었습니다. 또니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기숙사에 있으면 금보다 귀한 게 라면과 과자입니다ㅎㅎ” 그리고 이어서 “격리 끝나시면 주세요”하는 문자가 이어졌습니다.
 선하고 센스 있는 멀티프레이어 만들기
 아무리 공부하는 게 힘이 들고 바빠도 그렇지 브라질에서 자기를 한국으로 보낸 담임목사가 왔는데 시간을 내서 문밖 면회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문자 문안도 못하니, 세상물정을 모르는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는 속담처럼 나에게 이렇게 한다면 눈치 없이 다른 사람에게도 이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걱정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이참에 교육을 좀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냐? 이번 주 중에 가져가거라. 목사님이 브라질에서 왔는데 (널 만나러 갈 때까지) 기다리라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이런 문자에 즉시 답이 왔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어디서 격리하세요 ㅎㅎ” 내 기대는 “목사님 저는 평창 수도원에서 금요일에 서울로 나갑니다. 서울로 돌아가서 기숙사 가는 길에 찾아뵙겠습니다.”이런 것이었습니다. “아니다 격리중이니 평창 수도원 주소를 대거라. 이 과자 상자는 평창으로 보낼 테니 틈틈이 형들과 나눠 먹거라.” 아니면 “기숙사에 도착하면 택배부터 찾거라 ‘금보다 귀한 라면과 과자’를 보내주마” 이런 오고가는 정,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것을 기대했는데 어그러지고 말았습니다. 유권사님, 제가 한국에 있는 동안 한없이 착하고 거기다가 눈치 있고 센스 있는 토니를 만드는 일에 신경을 좀 쓰고 브라질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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