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 목사(브라질선교교회 담임)

“브라질 노란전갈(Escorial Amylo)이 벽에 붙어 있어 압사한 벌레인 줄 알고 휴지를 뜯어 감싸서 버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저를 쐈습니다. 금방 시퍼렇게 손가락이 멍들고, 응급조치가 필요한데 마땅한 것이 없었습니다.”
 브라질 노란전갈에 쏘여 응급실로
 “갖고 있던 침으로 피를 내고 손목을 꽁꽁 묶어 지혈하고 붕대삼아 수건으로 동이고 피가 바로 수건을 적실 정도가 되는 가운데 급히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병원 응급실은 밤낮이 없습니다. 줄서서 기다리다 보면 독이 온몸에 퍼져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 남편이 “브라질 노란 전갈에 쏘였다”고 외치자 맨 앞에 대기하던 환자가 앞으로 오라고 난리입니다.
 유권사님, 어제 브라질 우리교회 교인 한사람이 전갈에 쏘여서 죽을 뻔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일 년에 1500명이 전갈에 쏘여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줄서서 기다리던 환자들이 비켜서며 수건에 묻은 피를 보고 “칼 맞았냐” “전갈에” 등등 황급히 자리를 양보했습니다. 학명 브라질노란전갈(Titus Serrulate)에 쏘여 응급실에 간 집사님은 쏘인 손가락 주변으로 피를 내서 독을 빼내고 주사를 맞아 중화를 시키는 등 밤새 난리가 났습니다. 전갈에 쏘인 것에 대한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심장마비나 부정맥으로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아침에 만났을 때 상태를 보니 부기가 빠지지 않은 불편한 팔, 밤새 잠을 못잔 휑한 눈이 힘들었던 모습이 상상되어졌습니다.
 밤새 회개하며 불편한 손가락이 가라앉는 것을
 누구에게 잘못한 일이 없나 회개하며 밤을 지냈다고 했습니다. 유권사님, 여긴 열대 지방인지라 독거미나 전갈을 조심해야 합니다. 풀밭이나 약간 습한 곳에 들어갈 때도 발목까지 올라오는 작업화를 신어야 합니다. 공사장이나 작업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장화같은 작업화를 신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비효율적인 신발을 생각을 했었는데 교회 공사도 하고 몇 년 브라질에 살면서 전갈이나 거미의 위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꽃밭이나 화분에 물을 줄 때도 작업화를 안 신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산에 갈 때나, 논두렁 풀을 깎을 때 장화를 신어 독사나 살모사를 경계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유권사님, 늘 살림하는 집이야 변화되는 일이 적지만 집을 자주 비우거나 여행에서 돌아오면 집안 대청소를 하고 소독을 하는 것은 전갈이나 거미 등 사람이 살 환경을 다시 정비하는 일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갈에 쏘여서 응급실에 다녀온 집사님이 속히 회복되고 웬만한 몸속 독이나 병은 전갈 독에 죽어 오히려 더 건강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