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성결교회
 개신교회 여러 교파들 중에서 성결교회(Igreja Holiness) 의 위치는 독특합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의 전통을 따라 성경이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자 구원의 충분한 근거로 믿습니다. 세례는 개인의 죄와 믿음의 고백의 표현인 것도 믿습니다. 하지만 다른 개신교단들이 하나님의 선택으로 성도들에게 선물로서 주어지는 ‘구원의 과정’을 강조하는 반면, 성결교는 ‘구원 받은 이후의 삶’ 또한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성도는 일생을 ‘성결’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나고’(regeneração), ‘병을 고치고’(cura divina), ‘예수의 다시오심을 기다림’(segunda vinda de Cristo)을 통해 점진적으로 성취됩니다. 개신교 전통에 서 있지만 교리와 실천에 있어서 개방적이고 수용성이 넓은 것이 특징이지요. 이 교리와 전통을 따르는 브라질 교회들은  나사렛교회(Igreja do Nazareno), 언약과 선교교회(Aliança Cristã e Missionária), 자유감리교회(Metodista Livre), 구세군교회(Exército da Salvação) 그리고 일본 성결교회(Igreja Evangélica Holiness no Brasil)가 있습니다.
 일본 성결교회
 우리가 브라질에서 발견하는 성결교회는 대부분 일본 회중 중심입니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개신교가 전해졌고 19세기 후반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 집중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27살 감리교 목사 쥬지 나카다(Juji Nakada)는 목회 실패로 미국 무디 성경학교(Instituto Bíblico Moody)로 유학을 떠납니다. 감리교 선교사 카우만(Charles Cowman)을 만나 부흥을 체험한 후 길보른(Ernest Kilbourne)과 함께 1901년 일본 도쿄에 OMS(Oriental Missionary Society)를 세우고 1917년 일본성결교회를 창립합니다.
 브라질 성결교회는 1925년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브라질 상파울로에 도착해 시작되었습니다. 다케오 모노베(Takeo Monobe) 목사의 리더십 아래 내륙지역의 농장에 살던 일본계 이민자들에게 가정을 중심으로 전도활동을 펼칩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핍박을 받고 흩어졌지만 종전 후 재정착을 시도하여 1970년대 80년대를 거치면서 교회학교를 중심으로 성장합니다. 오늘날 브라질 9개 주에 교회가 있고 페루, 일본에도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브라질 일본 성결교회는 교리에 대한 열린 태도와 수용성, 일본성결교회와 OMS의 지원,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브라질 개신교 토양에 정착했지요. 하지만 200만명의 일본계 이민자들의 수에 비해 교회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미래세대의 브라질 정체성과 교회가 지켜온 일본 정체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함께 담아 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인교계의 고민들
 일본성결교회를 보며 한인교회와 우리 자녀들의 신앙의 미래를 바라봅니다. 교회의 생존과 이민사회 안에서의 순기능을 위해 한인 2세와 3세에 대한 관심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와 한인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브라질 한인교계의 세 개의 축인 ‘한인교회’, ‘선교사’, ‘은퇴목회자’의 역할은 무엇일지요.
 한인교회는 개교회와 교단중심의 경쟁체제를 극복할 교회연합의 대화를 시작하고 있는지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습니다. 선교사들은 미래세대를 선교자원으로 보고 투자하고 함께 선교해야 하는 사명이 있습니다. 은퇴목회자들은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주며 고령화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사역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반세기가 넘게 쌓인 한인교계의 문제를 혼자서는 해결하긴 어렵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왔지만 이제는 한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우리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신앙의 유산을 물려줄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