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이 세상의 있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가수처럼 노래를 잘 부르기를 원하고 유명한 스포츠맨처럼 운동을 잘하기를 원하고 여러 나라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처럼 외국어를 잘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원한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도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대신 다른 사람이 내가 원하는 것을 했을 때 기뻐하며 흥분하는 것이 바로 대리만족이다. 그 사람이 내 가족이나 내 친한 친구이면 내가 덩달아 스타가 된 기분이 든다.
 내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 한번은 우연히 길에서 중학교 때 같은 동네 같은 반에서 지냈던 동기 친구 노주현이를 만났다. 그는 그때 탤런트로 막 뜨기 시작할 때였다. 그런데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사람들이 우리쪽을 보면서 쑤근쑤근 대었다. 그당시 그가 시청률이 높은 연속극 주연으로 출연중이라 시청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차를 마신 후 같은 동네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함께 버스를 타려고 하자 그 친구가 “야 택시타고 가자”하길레 나는 “무슨 택시야 그냥 버스타자”하여 버스를 타고 가다 몇 정거장가서는 내려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따가운 시선들 때문에 도저히 그대로 갈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내가 탤런트가 된 것 같이 기분이 좋았다. 대리만족을 얻은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 친구가 TV에 나오기도 하고 또 광고에도 모델로 나오는 것을 보며 젊었을 때 추억을 되새겨 본다.
 그런데 내가 목사가 된 후에는 나의 대리만족은 오직 교회와 성도들이 되었다. 나는 분위기를 참 즐기고 좋아한다. 목사가 되기 전에는 내 집을 잘 가꾸려고 애를 썼다. 가구도 바꿔보고 화초도 길러보고 집도 헌집을 사서 새롭게 꾸며 웃돈을 받고 팔아보기도 했다. 그런데 목사가 되고 난 후에는 내 집보다는 교회를 잘 가꾸기를 원했다. 교회의 분위기를 깨끗하고 밝게 만들었다. 특히 화장실을 아주 청결하게 했다. 정원 손질을 잘 하여 성도들이 교회에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지게 했다. 어느 여집사님은 나에게 “목사님 우리 딸아이 친구들이 교회에 와서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너희 교회 화장실이 제일 좋다’라고 칭찬 하더랍니다.” 하는 소리를 듣고 청소하는 관리인을 칭찬해 주었더니 늘 깨끗하게 청소하였다. 그리고 내방에는 언제나 초코렛이나 스틱 사탕을 그릇에 가득히 담아 놓았다. 토요일과 주일이 되면 내 방에는 꼬마 친구들이 들락날락하며 사탕을 가져간다. 어떤 녀석은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나는 “다시 나가서 노크”하면 노크하고 들어온다. 사탕을 가지고 “감사합니다” 인사 안하면 “감사해야지”하면 “감사합니다”하며 나간다. 이 아이들을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이쁘다. 나는 아직 손자 손녀가 없어 구하고 있지만 두 아들 내외가 교회에서 주일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 아들 부부를 통해 많은 어린 영혼들이 예수님의 자녀가 되게 해달라”며 대리만족을 한다. 
 목사들의 대리만족은 성도들이 집을 사면 내가 산 것 같이 기쁘고 차를 사면 내가 차를 산 것 같이 신난다. 사업장을 새로 시작하거나 넓히면 마음껏 축복한다. 교회에 새 가족이 오면 너무나 좋다. 이뿐이 아니다. 성도들이 믿음이 자라나면 목회의 보람을 느낀다. 교회 각 분야의 책임자들이 열심히 헌신하면 정말 고맙다.
 사도 바울이 옥중에서 아시아의 부자인 친구 빌레몬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 “형제여 성도들의 마음이 너로 말미암아 평안함을 얻었으니 내가 너의 사랑으로 많은 기쁨과 위로를 얻었노라(몬1:7)”하였다. 비록 그의 몸은 감옥에 갇혀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빌레몬이 “사랑과 헌신으로 성도들을 기쁘게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대리만족을 얻었다.
 목사는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일용한 양식으로 산다 .성도는 목사의 재산이고 대리만족이고 면류관이다 그래서 목사는 세상 것 앞에 비굴하지 않게 되고 고귀한 직분을 주신 하나님께 최고의 영광을 돌려드린다.
 지금 코로나 19로 모든 사람들이 힘들고 지쳐있지만 그중에서 목사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언제 어떤일이 생길지 밤낮으로 마음을 쓰며 예수님 앞을 떠날 수가 없게 된다. 이때 교회의 장로, 권사, 안수집사의 직책을 맡아 헌신하는 성도들은 모든 공 예배와 새벽기도에 잘 참여하여 목사님의 대리만족이 되어야한다. 목사님이 하나님 앞에서 기쁨으로 “빌레몬 같은 사람이 우리 교회에 많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하는 축복받고  축복 주는 성도들이 되었으면 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