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World Share USA)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가정의 행복을 생각한다. 가정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가정은 사랑 공동체다. 어머니 은혜, 아버지 사랑, 부부의 화목, 자녀의 효심 모두 사랑이다. 사랑이 없는 가정의 행복은 존재할 수 없다. 신앙인들이 추구하는 가정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가족들이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무엇일까?
신앙 안에서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은 구원의 축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앙의 가정이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은 구원의 은혜를 함께 누리는 것이다. 구원받은 신앙인이 구원을 받지 못한 가족 구성원에게 어떤 열정으로 복음을 전해야 할까? 배우자나 자녀 혹은 부모님에게 끝내 복음을 전하지 못했다면 그 사람의 천국 생활은 어떨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탐구하는 작품이 정우택의 소설 “슬픈 천국 (Sad Heaven)”이다. 정우택의 ‘슬픈 천국’은 남편을 천국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자신만 천국에 가게 되는 아내의 비통한 슬픔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그려내고 있다.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야 할 천국에서 느끼는 슬픔을 그려내고 있다.
여고 시절부터 예수를 잘 믿는 신실한 신앙인 유혜민은 불신자 김세상을 만나 결혼을 한다. 물론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김세상씨가 결혼을 하면 교회에 잘 다닌다는 서약서를 쓰면서 결혼을 한다. 남편의 인격과 그가 쓴 서약서를 믿고 유혜민은 결혼을 한 것이다. 그녀는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을 구원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끝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다. 남편은 예수를 믿지 않아도 세상일이 술술 잘 풀리는 데 꼭 신앙생활이 필요하냐며 신앙생활을 거부해 왔다.
한편 유혜민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불신자들을 100명 이상 전도했다. 봉사의 기회, 헌신의 기회는 가능한 회피하지 않았다. 예수님 향기를 발하는 삶을 살고자 몸부림쳤다. 열심히 충성하는 신앙생활 속에서 가장 큰 기도 제목은 남편의 구원이었다. 교회에서 새 신자가 등록하면 “저 사람이 내 남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속으로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지만 남편은 세상에 빠져서 신앙생활을 미루고 또 미루었다. 유혜민은 죽는 순간까지 남편을 전도하려고 애를 쓴다. 유혜민은 ‘여보 우리 천국에서 만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라는 약속과 당부의 유언을 남긴다. 예수를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신신당부한다.
죽어서 하나님의 심판대에 선 유혜민은 천국행을 허락받는다. 하지만 천국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천국 입구에서 기다리는 것을 선택한다. 평생의 꿈이었던 남편과 함께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다. 천국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10년 동안 유혜민은 심판대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심판대 앞에서 심판받고 영원한 삶이 결정된다.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예수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조롱과 멸시를 당하고 살았지만, 자랑스럽게 천국 가는 사람도 보고, 예배를 방해한 죄로 지옥 가는 사람도 본다. 세상 자랑만 늘어놓다가 지옥을 가는 사람도 있고, 우상숭배 하는 아내는 지옥으로 보내고 혼자 천국 가는 노인도 있다.
세상에서 목숨을 거는 물질이나 명예, 사회적 신분과 외모 등은 심판대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세상에서 많은 사람이 별로 가치를 두지 않았던 믿음, 헌신, 충성 그리고 영혼 구원 등 신앙적인 것만 고려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이런 사실을 아직 세상에 있는 남편과 아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유혜민의 마음은 애달프다.
한편 세상에 남겨진 남편 김 세상은 아내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삶을 산다. 예수 믿을 기회가 많았지만 수 많은 핑곗거리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외면한다. 그리고 세상 재미에 흠뻑 빠져 살아간다. 그야말로 정욕적 삶에 탐닉하며 신앙과 멀어진 삶을 살았다. 끝까지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은 김세상은 심판대에 선다. 그리고 지옥행을 심판받고 지옥을 간다. 70여 년의 세상 삶의 성공과 만족을 위해 영원을 버린 것이다.
아내 앞에서 김세상이 지옥행을 선고받는 모습은 너무 서글프다. 심판관이 ‘당신은 세상에서 물질도 많이 쌓고 명예도 얻었소. 세상적으로는 매우 성공적인 삶을 살았지만 안타깝게도 하나님의 일 아무것도 없소, 예수님을 믿겠다던 아내와의 약속도 어기고, 애절한 아내의 부탁마저도 거절하여 당신은 지옥을 가야 하오’ 하고 선포한다. 이 장면에서 아내 유혜민은 혼절한다.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형용키 어려운 후회가 있다. 아내는 남편을 전도하지 못한 것을, 남편은 예수를 믿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지만 이미 늦었다. 남편을 지옥에 보내고 홀로 가야 하는 유혜민의 천국은 슬픈 천국이다. 소설 ‘슬픈 천국’은 세상에서 예수 믿을 기회를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경고장이다. 아울러 가족 구원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신앙인을 향한 경고요 도전이다. 심판과 지옥의 현실을 생동감 있게 전함으로 믿음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아울러 천국에서 온전한 기쁨을 누리라는 도전이요 설득이다.
소설 ‘슬픈 천국’은 제목에 담긴 패러독스가 울림을 준다. 천국은 기쁨과 환희의 현장이지만 슬프다. 그런데 이런 천국의 슬픔은 거룩한 슬픔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당할 지옥의 고통을 염려하는 거룩한 슬픔이다. 그러나 거룩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슬픔이라 애잔하다. 이 거룩한 슬픔을 세상에서 자각하면 영원한 슬픔은 없다. 이 슬픔을 느끼는 가정이 진정 행복한 가정이다.
소설 ‘슬픈 천국’은 기쁜 천국을 향한 소망을 담고 있다. 우리들의 천국이 슬프지 않도록 복음을 전해야 한다. 내 사랑하는 사람의 천국이 슬픈 천국이 되지 않도록 복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복음을 전하자. 더 늦기 전에 예수를 믿자! 우리들의 천국이 기쁜 천국이 되기 위해 신앙으로 하나된 기쁜 가정을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