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사회학박사,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상파울루의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확산을 막기위한 자가격리 조치가 4월 22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정부와 경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브라질은 멈출 수 없다”며 일터로 돌아가자고 주장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브라질 보건당국은 “그래도 지금은 집에서 견뎌야 한다”고 합니다. 브라질은 4월 8일 현재 667명의 사망자와 13.717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수치의 몇배 이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대규모 선제적 검사로 확진자를 파악하고 역학을 실시하고 완치에 노력을 기울일 보건당국의 역량이 부족 해 보입니다. 인구 천명당 병상 수가 2개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은 12.27개입니다. 진단 키트로 검사를 받고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가 인구 2억 1천명 중 얼마나 될까요.
4월 8일자 Veja에 캐나다 대학과 공동연구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3개의 시뮬레이션을 발표했습니다. 첫번째, 사회적 격리를 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 약 1억 8천만명 감염, 100만명 사망, 600만명 병원 치료, 150만명이 위중한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기간 감염자 추세는 전국민의 20% 이상이 감염되는 폭발적 증가가 6월말까지 지속됩니다. 두번째, 지금과 같은 사회적 접촉을 45% 감소하는 부분적인 사회격리를 실행할 경우입니다. 올해 말까지 약 1억 2천만명 감염, 62만명 사망, 350만명 병원치료, 그리고 83만명이 위중한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기간 7월초까지 전국민의 15%이상이 감염되다가 이후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라질이 한국과 같은 사회적 접촉을 75%이상 감소시키고 대규모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를 실시할 경우, 올해 말까지 약 110만명 감염자, 4만 4천명 사망, 25만명 병원치료 그리고 5만 7천명이 위중한 상태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 기간 전국민의 7%가 감염되고, 7월까지 안정되다가 8월부터 10월 중순에 정점에 이르고 상승세가 꺾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계층은 빈민가(파벨라)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열악한 상하수도 시설에 공용 화장실 공중보건은 해결되지 않는 과제입니다. 얼마나 사는지 영양상태는 어떤지 파악조차 되지 않습니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정부와 보건당국은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죽던 말던 신경 안쓰는 분위기입니다. 경제적이고, 생산적이고 사회안정망 입장에서 보면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대상이기 때문이지요. 윤리적으로 도덕적인 관점에서 보면 슬픈 일이지만 이게 현실이고 브라질의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소수와 힘이 없는 다수. 유럽의 정복자들과 인디오들. 가톨릭교회와 민중들. 농장주와 노예들. 유럽인과 흑인. 소수의 엘리트와 다수의 군중. 자본가와 노동자들. 해결되지 않은, 저항하지 않은 역사는 언제든 브라질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주위에 코로나도 죽나 일하지 못해서 죽나 볼멘소리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보건과 경제 회생에 대한 명확한 정부대책과 비전이 없고, 사회보장시스템도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를 움직일 시민사회 동력도 부족한 현실입니다. 차가 있고, 예금이 있고 큰 집에 살고 깨끗한 환경에서 집에서 할 일이 있는 자들은 이 기간을 어느정도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금이 없어서 저녁을 먹기위해 점심을 팔아야 하고, 비좁고 보건환경이 열악한 대도시의 작은 집에 살고 있는 대다수는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을 살리자니 경제가 무너지고, 경제를 살리자니 사람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눈을 크게 뜨고 버텨야 합니다. 브라질 뉴스 뿐 아니라 전세계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개인위생과 자가격리를 하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