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전기와 가스비가 하늘을 치솟았다. 전기비만 200, 가스비는 300reais를 넘었다. 참고로 우리집은 62평방의 화장실도 하나인 작은 아파트에 3식구인데. 우리는 ‘도시가스’에 연락해 점검을 부탁했다. 그러자 직원이 계량기 체크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확인 후 다시 연락하기를 제안한다. 우리는 시키는대로 모든 벨브를 잠그고 계량기를 확인하는데 역시 세는 곳은 없는 듯 했다. 그렇다면.. 짚이는 범인은 역시 단 한 명, 바로 울 딸내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우리 딸은 뭐든지 극단적이다. 음식도 맵거나, 짜거나, 기름진 것, 음료도 늘 얼음가득이다. 그런데 문제는 생활도 그렇다. 첫째, 여름에 집건물이 종일 햇빛을 들이받아 비상시에 사용하려고 구입한 이동용 에어컨을 언젠가부터 자기 방에 떡 설치하더니 밤마다 몰래 최대 낮은 온도로 맞추고는 이불은 머리까지 뒤집어(왜?) 쓰고 자는 것이다. 벌써 몇번이나‘등짝 스메쉬’를 맞았는지 모른다. 또 두번째는 목욕 때마다 가스샤워기를 고온으로 놓고 한증탕을 만들어 1시간내내 청결 세리머니를 하시질않나, 노래까지 불러대다 욕이란 욕은 다 먹고 끌려나온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녀석을 잘 컨트럴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역시 우리가 외출한 뒤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결국 극단의 조치를 세웠다. 다음 달부터 전기, 가스비의 3분의 1을 녀석의 용돈에서 제하기로 했다.(판결 끝!) 철없는 딸이 어서 이 극단적인 삶을 청산하고 균형되고 안정된 삶으로 돌아오기를 모두 기도한다. 
 요즘 브라질 목회자들의 설교를 들으며 은혜를 많이 받는데 가끔 불편할 때가 있다. 바로 너무 극과 극을 달리는 목사들이 서로 다른 교단과 목회 등을 비판할 때이다. 이럴 땐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도 사랑과 존중이 실종되어 가식적으로까지 느껴진다. 결국 이것도 미성숙일 수밖에 없으며 또 다른 혈기 넘치고 극단적인 신앙인들을 자극함으로 복음보다 부정적인 인식만 전달할 수 있다. 우리는 한 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앙관에 대해 깊이 묵상해봐야 한다. 과연 신앙에 정답이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선교사들이 오지에서 복음을 위해 지역 문화를 받고 그 안에 녹아나듯 신앙도 지역마다 교회마다 사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님은 각자의 다양성을 들어 사용하시지 않는가? 우리가 정말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고 구원받기를 원한다면 내가 배운 신학, 교과서 그대로만 그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때로 모세가 배신감, 섭섭함 가운데서도 눈물로 기도하며 은혜를 구하였듯이 우리도 믿음으로 기도하며 사역해야 한다. 또 정말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면 간섭하기 싫어 권하지 않다가도 죄로 쓰러져가는 모습을 볼 때 당장 다가가 단호하게 회개를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이건 목회자 뿐 아니라 모든 교사, 사역장, 소그룹, 목장 리더라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린 극과 극을 픔고 사역할 수 없다. 그건 결국 내 고집이요, 내 사역이다. 언제나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타협이 아니다. 좋은 것은 배우고 나쁜 것은 버리되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영역까지 바라보며 그때 그때 지혜를 받아 아버지께 순종하며, 칠 때는 치고, 보듬을 때 보듬어 한 영혼이라도 주님께 잘 인도해야 한다.
 ...너무 극단적이다. 피해받은 영혼들에 대해서도 그냥 용돈까이는 정도로만 끝나면 참 감사하려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