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rent)의 시대가 되었다. 아파트 렌트, 자동차 렌트, 텔레비젼 렌트, 가구 렌트, 밥그릇, 국그릇까지도 렌트한다. 렌트시대를 살고 보니 편리한 점도 많다. 이사 다니기가 좋고, 거북스럽게 짐을 가지고 가거나 이동할 필요가 없다. 렌트해서 쓰고는 돌려 준 후에 그곳에 가서 다시 렌트하면 된다. 허나 나쁜 점도 적지 않다. 아기 낳기가 힘드니까 아기들도 렌트해다 기르는 풍속이 생겼다. 그래서 한 때는 고아들이 인기있던 때도 있었다. 게다가 결혼도 렌트식으로 한다. 아내 자체도 렌트해 온 냉장고 취급하고, 남편도 렌트해온 골프채 정도로 생각한다. 그렇게 되니 아내도 필요한 때까지만 쓰고, 그런 다음에 또 다른 것으로 물건 처럼 바꾸어 쓰려고 한다. 남편도 렌트하는 시대가 됐다. 실제로 여자 동창들 가운데 남편 좀 렌트해 주라는 짙은 농담들이 거침없이 오고가고 한단다.
 미주 지역에는 대다수 교회당도 렌트해서 사용한다. 사실이지 교회당은 법적으로 렌트해 줄 수 없으니까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사용료를 낸다. 그러다보니 언제나 이사할 준비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 저런 문제로 여러 번 이사한 경우들이 미주지역 한인교회들이다. 이민와서 사는 것도 서러운데 교회 사용마저도 이민자처럼 나그네 설음을 당할 때가 많다. 이민교회는 구약의 광야교회 같다고 할 수 있다. 천막을 치었다가 얼마 안가서 다시 천막을 거두고 움직여야 하는 힘든 이민 신앙생활의 연속이라고 할까? 가면 갈수록 그런 일이 많아진다.
 이제는 설교도 렌트하고, 믿음도 렌트하여 사는 이들이 많다. 설교 들을 때는 참 은혜롭다하고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이의 것을 살짝 렌트한 것이다. 믿음도 남의 신앙을 자기의 것인 양 흉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의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 내가 체험한 하나님, 내가 만난 하나님을 분명히 고백해야 흔들리지 않는다.
 베드로와 바울이 다르듯이, 엘리야와 엘리사가 다르듯이 내가 고백하는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다. 성격이 다 다르듯이 신앙도 개인적인 색깔이 있다. 신앙도 개인적인 개성과 성향이 있다. 나만이 고백할 수 있는 신앙이 있다.
 렌트시대에서 우리는 편리함때문에 렌트정신에 빠져서는 안 된다. 제 것은 하나도 없고 남의 것만 빌려다 쓰는 것, 즉 설교, 신앙, 교회성장론, 신학, 사상까지도 빌려쓰는 것은 요즈음 한국의 표절문제로 대두되는 것 아닌가? 논문 표절, 설교표절, 신학표절, 사상표절 등등은 한국교회의 위기를 가져온다. 제 것은 하나도 없고 거의 남의 것이기 때문이다. 주님은 물으신다. “너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