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환 목사(미주성결교회 메드포드 한인교회)
미국에 오면 어느 가정이나 한식과 양식 사이에 전쟁이 있다. 아이들은 양식을 먹고 어른들은 한식을 먹기 때문이다. 어떤 집은 아침은 양식, 점심과 저녁은 한식, 그리고 어떤 집은 아침 점심은 양식, 저녁 한 끼만 한식을 하기도 한다.
교회 안에서도 점심을 한식으로 먹어야 한다는 한식파가 있고, 간편한 샌드위치를 먹자는 양식파들이 있다. 가정과 교회 그리고 다양한 모임 속에서 한식과 양식의 싸움은 그치지 않는다. 아니 심지어는 구역예배에서도 한식과 양식의 논쟁은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단지 미주 지역의 문제만 아니라 해외에 살고 있는 모든 이민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옛날부터 먹어 온 힌식이냐? 아니면 현지인들이 먹는 현지식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주 지역에서는 이제 한식이 발효식인 건강식으로 전해지면서 한식 식당에 현지인들이 만원인 것을 본다. 중요한 것은 2세 3세 자녀들이 한식을 기피하면 한인 이민 사회와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자녀에게 한식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좋아하도록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손으로 먹으면 한식이고요, 양손으로 먹으면 양식이지요” 어느 분이 한 말이 정말 그럴듯 했다. 한국인들은 한 손으로 먹고 서양인들은 대체로 양손으로 먹는다. 한식파는 숫가락 젓가락을 들고 있고, 양식파들은 칼과 삼지창을 두 손에 들고 있지 않는가? 누가 이길 것인가? 두고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