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도 이민왔을 당시 우리는 Vila mariana에 살았다. 당시 부모님들은 우리 형제를 “Nossa Senhora da Glória”라는 학교에 입학시키셨는데 문제는 학업보단 거리였다. 학교는 Cambuci, 집까지는 약 3Km인데 오르막 길만 2Km이다. 이러니 버스타는 것은 필수겠지만 두 형제가 매일 군것질을 하고는 걸어갈 때가 태반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은 꼭 버스를 타려고 돈을 아껴 정거장으로 가는데 한 빵집이 내 눈 앞에 들어왔다. 그건 바로 Casa de Pão de Queijo. 언제나 바글거리던 그 집을 늘 지날 때면 뭔지는 몰랐지만 언젠간 꼭 먹고 말겠다 생각했던 나는 오늘이다 싶어 형을 졸랐다. “형! 우리 저 Pão de Quijo 먹자~” 하지만 형은 “아 싫어, 오늘 덥고, 나 피곤해..” 하지만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먹자. 저거 한 명 버스비면 먹어. 맛없으면 난 걸어갈께!” 그러자 “야 너 저거 뭔지도 모르면서?”하더니 묻는다. “어떻게 생긴건데?”(당근 나도 모르지..) 하지만 아는 척 해야했던 나는 진열장에서 제일 근사해 보이는 녀석을 가르쳤다. “저거 저 노랗고 예쁘게 생긴 거!” 그러자 미끼를 문 형이 한참 고민하더니 “알았어.. 근데 맛없으면 너 걸어와!” 한다. 나는 신이 나 장담을 했다. “먹어보면 기절할 걸!”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빵집을 향했다. 그런데.. 둘은 아저씨 앞에서 벙어리가 되버렸다. 아저씨는 계속 포어로 물었지만 말도 몰라, 숫기도 없어, 눈만 껌뻑이고 있는데 마침 귀에 익숙한 단어가 들렸다. “Pão de quijo?” 형은 단번에 손가락 하나를 치켜 올렸다. 아저씨는 씩 웃더니 빵 하나를 꺼내려 진열장에 손을 넣는다. 하지만 역시 우리 기대를 짖밟으며 손은 허였고 못생긴 작은 빵 하나를 집었다. 우린 우선 아무렇지 않은 듯 하려고 빵을 받아 들었는데 진짜 문제는 가격이었다. 내 기대와는 달리 가격은 버스비 한명하고도 반이었던 것이다. 결국 맛있건 없건 우린 걸어야 하는 운명이었다. 나는 곤란해 이걸 어쩌나 하는데 갑자기 형이 아무 말없이 돈을 냈다. 하지만 형은 나오자마자 물었다 “이거 아니잖아, 저 노란 거라며..” 난 할 말이 없어 우물쭈물 하는데 형이 “자, 먼저 먹어봐”하며 빵을 내민다. 긴장됐다. 역사적인 순간, 드디어 나도 Pão de Queijo를 먹는구나 하며 한 입을 크게 베어 물었는데.. ‘뭐야 이게?’ 꼬릿꼬릿한 것이 영 이상했다. 그런데 그 때 궁금했던 형아 “맛있어?”하며 묻는다. 난 “와! 대박!!”하며 빵을 건내줬다.(가증스러운..) 그리고 형도 기다렸다는 듯 빵을 한 입 베어먹었는데 곧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조금 있다 나머지를 건내며 “너나 먹어..”하고는 앞장 서 오르막 길을 오르는 것이었다. 화가 난 것 같았다. 걷는 동안 형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난 뭔가를 계속 쫑알쫑알거리며 둘러댓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도 형은 아무 말 하지 않았고 결국 그렇게 사건은 종결됐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노란고 맛나게 생겼던 녀석은 노른자와 코노넛으로 만든 브라질 디저트 ‘Quindim’이란 놈이였다. 지난 주일, 사역을 마치고 머리를 식히려 커피 한잔 할까 빵집엘 들어갔는데 진열장에서 이 Quindim이란 놈이 나는 쳐다본다. 마치 “너 나 알지?”하는 것 같다. 그리곤 그제야 잊고 있던 이 사건이 생각났다. 내 마음 한구석에 끈질기게 버티고 있던 형에게 미안했던 마음. 기억은 때로 참 질긴 놈이다. 그렇게 은혜 속에 산다 하는데도.. “Tio! Pega um Quindim, fav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