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1장과 12장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사역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는데 그중에서 침례 요한이 보여준 반응은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끕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감옥에 갇힌 상태였던 침례 요한이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서, 예수님이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가 맞는지를 확인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마태 3장에서 예수님께서 침례를 받으셨을 때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 할 정도로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침례 요한이었는데 어째서 10장에 와서 새삼 의심하는 마음이 생겼을까요? 구약에서 메시아의 출현을 예언할 때엔 항상 “은혜와 심판”을 같이 언급하곤 했습니다(예:이사야 61:1,2). 그래서 “메시아=심판”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그 당시 여느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침례 요한 역시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 이 땅의 불의를 심판하실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침례 요한 자신이 헤롯왕의 비리를 지적하다가 체포돼서 사형을 기다리던 상황이라 그런 기대는 더욱 컸을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은혜’의 사역이었고, 자신의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예수님의 모습과 그 사역 내용으로 당황했던 침례요한의 마음에 비록 잠깐이나마 ‘예수가 과연 메시아가 맞는가’ 하는 의심이 생겼던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눈에 보이지 않으시기 때문에 때로는 나의 생각이나 기대하는 것과 하나님의 뜻이 다르게 나타났을 때 우리에게 의심의 마음이 들곤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기대나 생각과 다른 예수님이 틀렸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예수님께 직접 여쭈어보았던 침례요한은 참으로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생각과 뜻은 피조물에 불과한 우리의 생각과 달라서 우리의 고정 관념과 생각의 틀을 넘어서십니다. 그래서 종종 우리가 옳다고 확신하는 것들이 하나님 앞에서 부정될 수 있고, 하나님의 뜻이 내 머리로 도저히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습니다. 베드로 같은 제자도 예수님께서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자신의 생각과 기대와는 너무 다른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럴 수는 없다, 결단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기 위해서는 어린아이 같아야 합니다. “어린아이 같아야 한다”는 것은 “주님이 그렇다고 하시면 정말 그런 줄로 아는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된 표현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열려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하나님의 생각대로 빚을 수 있으시지만, 스스로 지혜롭고 슬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즉 자신의 틀과 고정 관념이 굳어진 사람들은 딱딱하게 굳은 진흙과 같아서 하나님께서 빚으실 수가 없습니다. 비록 주님의 뜻과 생각이 자신의 뜻과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그것에 걸려 넘어지지 않는 사람들, 즉 어린아이와 같이 자신의 생각을 예수님의 생각에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복이 있습니다.(마 11:6)   
 이번 주일 예배에 어린아이와 같은 열려 있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예배하는 그런 은혜와 복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