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 집사(한포사전 저자)
지난 호에 cap와 cab의 어원이 ‘머리’라는 개념으로 생활 표현 일부(cabeça, cabelo, capuz, capitão 등)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capital에 대해 살펴봅니다. capital은 ‘수도, 자본, 대문자, 사형, 중요한’ 등 뜻이 많은 다의어(多義語)입니다. 서로 쉽게 연결되는 개념들은 아닙니다. 이런 다의어 일수록 그냥 외우지 마시고 어원(cap:머리)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면 각 시대마다의 의미들을 어원을 근거로 부여해서 다의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a capital(여성 취급)은 ‘수도’이고, o capital(남성 취급)은 ‘자본’입니다. 수도는 많은 도시들 중에 가장 우두머리(cap) 으뜸도시라는 뜻으로 a cidade capital에서 cidade를 생략해도 통할 정도입니다. 수도는 동양권에서도 한자로 머리수(首) 자와 도읍도(都) 자를 쓴 연유이기도 합니다. ‘자본’이란 의미는, 동양은 쌀과 보리 주식의 농경 문화였던 반면, 서양은 밀, 빵, 우유, 치즈의 목축 문화였습니다. 목축에서 가장 중요한 ‘재산’은 가축이고 가축을 셀 때 머리(cap)를 셉니다. 이는 우리도 동일합니다. 머리두(頭) 자를 써서 소 10두, 말 20두, 양 30두라고 표현하고, 이 머리 숫자가 곧 ‘재산과 자본’의 크기를 결정하던 시대에 붙여진 의미입니다. 파생어들로는 capitalismo(자본주의), capitalista(자본가), capitalizar(자본화하다), capital privado(개인자본, 민간자본), capital fixo(고정자본), capital circulante(유동자본), capital de giro(운영자본, 회전자금). 참고로 농장(fazenda)이란 말이 재무부(Ministério de Fazenda)의 명칭이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대문자’라는 의미는 문장의 앞머리(cap)에 오는 글자라는 의미입니다. ‘사형’이란 의미는, 과거에 사람을 처형할 때, 팔을 잘라도, 다리를 잘라도 죽지 않자 머리(cap)를 잘랐더니 죽더라는 잔인한 역사에서 붙여진 의미입니다. pena capital(사형, 극형) de(분리, 이탈)와 결합한 decapitar(목을 치다, 참수하다), decapitação(참수형), 참고로 단두대(guilotina)는 단두대를 발명했고 단두대로 처형당한 의사의 이름입니다. 동사는 guilotinar(단두대로 목을 치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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