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중 선교사(한국외대 국제지역학 박사수료)

 

브라질 한인들은 정치참여에 소극적입니다. 한인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이민 50년이 지나도 하원의원(Câmara dos Deputados)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현실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인 사회에서 교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누군지 말하기가 쉽지 않지요.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브라질 사회와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선입견의 요소가 크게 작용합니다. 날마다 방송에서 정치인들의 비리와 부정축재에 대한 뉴스는 이주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만 누리고 살면 된다는 정치참여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한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참여를 통한 사회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은 브라질 한인들에게는 먼 이야기이고 소극적인 태도로 이어집니다. 그 이유는 브라질만큼 정치가 복잡한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당도 30~40개는 되고, 선거 때만 되면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그냥 그렇게 정치가 굴러갑니다. 시간이 지나도 정권이 바뀌어도 바뀌는 게 없고, 따라서, 한인 입장에서 내 가게, 내 장사, 내가 먹고 사는 문제에만 지장만 없으면 된다는 식이지요. 자영업을 하고 있거나 해본 경험이 있고 브라질에서 가게를 운영 한다는 것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일상에서 경험하는 수많은 절차와 복잡한 행정적 일 처리는 정치에 대한 환멸과 함께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치에 자의던 타의던 무관심 하지만 한인들의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현지 뉴스에 대한 접촉으로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는 한인들의 이주자로서 브라질의 현지사회에 대한 사회통합의 요소로서 작용합니다.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관심은 언론을 통해 접촉되고 한인들이 브라질 사회와 만남을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특히, 의류제품산업이 집중되어 있는 사회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사회 문제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한정되어있는 상황에서 뉴스를 접하는 것은 브라질 사회와의 연결성의 나타냅니다. 특히, 한인들이 뉴스를 통해 접하는 주요 관심사는 사회범죄입니다. 직접적인 사회범죄의 개선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실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범죄 문제는 브라질 한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브라질의 TV, 신문, 잡지에서 매일 사회범죄를 다루고 있고, 한인들은 범죄에 대해 기민하게 대처합니다. 따라서, 브라질 뉴스에 관심도는 브라질 사회통합도와 관련되어 있고, 현지사회와 이슈와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냅니다.

 필자가 브라질 한인 2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라질 뉴스에 대한 관심의 설문조사에서 ‘매일 챙겨보고 관심 많다’는 17.5%, ‘자주 접한다’는 10.8%, ‘보통이다’ 22.0%, ‘가끔씩 보고 접한다’는 42.2%, 그리고 ‘전혀 접하지 않고 관심 없다’는 7.5%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하면, 한인들이 의도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현지 뉴스에 대한 관심으로 챙겨보는 정도는 27.3%로 저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대별로 보면, 브라질 뉴스에 관심 있는 1세는 28.9%, 1.5세는 30.0% 그리고 2세는 22.9%로 나타났습니다. 상대적으로 1세와 1.5세가 관심이 높고 2세가 적습니다. 하지만 매일 챙겨보고 관심이 많은 세대는 1.5세로 20.9%를 나타냅니다. 반면, 전혀 접하지 않고 관심이 없는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1세로 10.0%를 나타냈습니다. 1세의 브라질 현지 상황에 대한 무관심과 1.5세의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브라질 한인들의 정치참여라던지, 현지 뉴스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인 사회는 이민 1세, 2세를 지나 3세와 4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인들에게 브라질 사회로의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브라질 정치, 경제, 사회-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는 그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