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 목사의 솔직 담백)사랑이란 단어가...
2019/02/21 23:22 입력  |  조회수 : 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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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영 목사(워커스미니스트리 대표)
 
‘안녕하세요’라는 프로를 즐겨본다. 이상한 분들이 많이 나오시는데 나눠보면 딱 2이다. 첫째는 그냥 생각없이 이기적인 것이고, 둘째는 과거 상처와 아픔으로 정신과 마음에 병드신 분들이다. 그 아픔을 해소해 보고자 터득한 삶의 방식이 결국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었다. 진행자들은 언제나 사랑을 권면한다. 분위기가 고조될 때에도 서로의 장점을 말하도록 유도한다. 그건 아마도 지금 보이는 모습 뒤에는 사랑스런 모습이 있음을 잊지말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얼마 전 지인 한 분과 대화를 나누다, 마음은 약하신데 때로 사람들에게 무섭게 야단치시듯 하시는 그 분께 좀 더 사랑스러운 분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렸다. 그 분은 끄떡이시고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실.. 저도 무서워서 그래요”. 그렇다. 우리들은 사랑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표현하기앤 너무 많은 아픔를 당한 것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사랑을 주려다 거부당하고 짖밟혔던 기억들.. 그래서 이젠 늘 두렵고 태연하자니 사는 방법은 자꾸 서툴어지고 때로는 너무 강하게 숨기려다 오히려 상처를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데 있느니라”<마9:13> 우리가 교회에 나오는 이유는 바로 아프고 외롭고 무서웠기 때문이다. 세상 속에서 일주일 내내 강한 척하다 주일만이라도 하나님 품에 안겨 실컷 위로받고 싶다. 하지만 교회의 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못할 때가 많다. 상처 투성이들이 모였으니.. 그래서 우리들은 교회에 나와 다른 것이 아닌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찾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 은혜가 우리를 덮을 때 비로서 주님 안의 내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발견하게 되고 다른 이들의 아픔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제야 교회 굥동체 안에서의 짐 또한 구별된 십자가가 되는 것이다.
 2015년 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당시 85세의 이순규 할머니가 65년전 헤어진 남편의 소식을 듣고 만나게 된다. 10만원까지는 허락된다 하여 며느리가 사준 작은 시계 하나, 그리고 그동안 간직했던 남편의 물건들을 고이 챙긴다. 20대 때 얼굴도 모르고 결혼했던 남편과 고작 7개월의 신혼을 지내고는 뱃속의 아기만 두고 떠난 그 분을 60년 넘도록 기다린 할머니는 지금까지 비녀도 풀지 않고 평생 그리움으로 사셨다. 드디어 두 분이 만났다. 서로를 바라보는 동안 할아버지는 자꾸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은 다 전쟁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하신다. 그러다 북의 가족 사진을 보여주다가 또 “이해하오..”라고 가족이 있는 것도 미안해 하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내내 웃으셨다. “괜찮아요..”.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할아버지는“우리 헤어질 때 울지 맙시다”하시곤 결국 눈물을 흘리셨다. 그러자 할머니가 다시 웃으시며 “안 운다며 남자가 왜 울어요..”하며 달래신다. 마지막 버스에서도 할아버지는 창가에서 계속 눈물을 훔치셨지만 할머니는 평안한 표정으로 손을 잡아주시고는 건강을 빌어주셨다. 내내 미안해 하시던 할아버지, 그리고 만남을 참으로 행복해 하시던 할머니의 영상을 보도 난 뒤 머리 속에 남은 것은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보시며 하셨던 말 한마디였다.
 “사랑이란 단어가 얼마나 넓은지 알아요?”. 진정한 사랑에는 참으로 원망이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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