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섭 집사(한포사전 저자)
“bi”는 라틴어(bis)에서 유래된 어원으로 “둘, 쌍, 겹, 복(複), 중(重), 재(再)등의 의미입니다. 예컨데, óculo는 안경이고, binóculo는 쌍안경입니다. 둘(bi)이 함께(com) 잘지내면 combinar(어울리다)이고, 이중(bi) 촛점(foco, focal 촛점의) 렌즈(lente)는 “lente bifocal”입니다. 두(bi) 달(mês)을 의미하는 bimestre는 “격월제”를 뜻하고, 2(bi) 년(ano)을 의미하는 bianual 은 “격년제”인데, 불어로 “비엔날레(bienale)”입니다. 이는 “2년간격”이란 숫자와 시간의 표현일 뿐, 예술적 의미와는 무관합니다. bicicleta(자전거)는 두(bi)개의 동그라미(círculo, 써클, cicle)라는 뜻이며, bike(바이크)로 약칭하기도 합니다. 좋은 공연 후 관객석에서 외치는 bis! bis!는 앙콜(재 반복)로 두 번의 뜻이며, 어린이들이 즐겨먹는 두겹 과자도 bis가 있습니다. 과자 중에 비스켓(biscuit, 포어 biscoito)으로 널리 알려진 이름도 “두 번”이란 뜻의 bis와 “요리”라는 뜻의 cuit의 합성입니다. 이는 영어의(cook), 불어(cuisine), 포어(cozinhar, cozer)로 모두 “요리하다, 굽다”라는 동일어원으로 서로 연결됩니다.
쿠키(cookie)도 이렇게 나온 이름 중에 하나입니다. 밀(빵) 주식 문화권에선, 밀가루에 설탕, 버터, 우유따위를 섞어 오븐에 한 번 구우면 빵(pão)이 되고, 두(bis)번 구우면(cuit)비스켓이 된다는 음식(요리)에 관한 통념이 있어 이런 명칭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사용된다고 합니다. 외국인은 이 “자연스런 의미연결”에 이해를 특히 필요로 합니다. 참고로 우리말의 요리(料理)는 헤아릴 “요” 이치 “리” 자의 결합으로 이치(진리)를 잘 헤아려 만드는 것이 요리이고, 맛 만을 내는 것은 독이 되어 해롭다고 합니다. 천(mil ,1000)을 중복하면 milhão(백만, 1.000.000)이고, 다시 두 번(bi) 중복하면 bilhão(10억, 1.000.000.000)입니다. 두(bis)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혈연관계로 bisavô(증조부), bisneto(증손주)라 칭합니다. 이민자는 bicultura(이중문화권)에서 살면서 bilingua(이중언어)와 마주하면서, 때론 bifurcação(두갈래 길)에서 어렵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지혜로 극복하여 이민 삶의 bicampeão(이중 선수권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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