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맞아 여기 저기 특별새벽기도들이 많다. 새해 출발을 말씀과 함께 재결단하며 나아가자는 취지는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데 몇몇 교회에서 신년에 많이 불르는 찬양이 있다. 바로 박이순 목사님의 ‘빈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라는 곡이다. 사실 작곡가에 대한 정보도, 곡 연도도 찾을 수 없었으나 Youtube에 박목사님께서 오래 전 GMAN이라는 방송으로 ‘추억의 복음성가’들을 올리신 것을 찾았다. 이 곡의 가사는 이렇다.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반드시 내가 너를 들어쓰리라. 천지는 변해도 나의 약속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 두려워 말라 강하고 담대하라. 낙심하며 실망치 말라. 실망치 말라. 네 소원 이루는날 속히 오리니 내게 영광돌리리. 영광의 그날이 속히 오리니 내게 찬양하리라’. 이 곡은 한국 분들이 좋아하실 3가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첫째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안정성을 보장한다. 하지만, 사실 ‘반드시 내가 너를 축복하리라’, 부분을 제외한 부분들은 성경 한 문장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짬뽕이다. 두번째, 곡의 주제가 ‘축복의 약속’이다. 신앙 생활이 주님만 바라보는 외로운 길인데 축복의 약속을 되세기니 얼마나 힘이 되는가? 마지막 세번째로는 곡이 정말 쉽고 단순하다. 굳이 설명드리자면 후렴 전까진 동요 ‘악어 때’와 거의 같고, 후렴은 70년대 일본 만화주제곡과 비슷하다.(그.. 마지막에 해가 딱 떠올라줘야 맛인 고전만화들 말이다.) 그만큼 배우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곡 좋아하시는 분들께 욕먹을 각오로 말씀드리자면, 이 곡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무척 위험한 곡이다. 특히 신앙의 첫걸음을 걷고 계신 분들께는 하나님을 오해하기 딱 쉬운 곡이다. 이 곡의 제목은 히브리서 6:14절에서 인용한 것인데 이 약속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이다. 하지만 이 약속을 주신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창세기 22장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순종을 했기 때문인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확고한 믿음을 확인하시고는 축복을 하신 것이다. 하지만 이 곡은 마치 하나님께서 믿고 외치기만 하면 축복을 들이부어주실 것처럼 써있다. 물론 갈 3:29에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라 하셨지만 여기도 분명 우리가 먼저 ‘그리스도께 속한 자’가 되어야 함을 전제하지 않는가? 하나님은 조건의 하나님은 아니시다. 하지만 그 분이 복을 주시는 이유는 분명 있다. 그것은 복받을 자가 그 복을 자신만을 위해 챙기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헤 모두에게 나눠줄 준비된 사람인가를 보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왜 아브라함에게 이삭으로 시험을 하셨겠는가?(물론 하나님의 더 크신 뜻을 위해 쓰실 종들의 육적 축복을 생략하시는 경우는 많다.) 축복을 바라는 마음, 왜 모르겠는가? 작곡가의 축복하고자 하는 마음, 왜 모르겠는가?(이런 곡들이 참 많은데 하필 이 곡이 예가 되어 박목사님께 너무 죄송할 뿐이며 곡의 의도는 분명 존중한다.) 내가 음악 목회를 한다고 트집잡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른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 바른 마음으로 불러 올려드리며 결단하자는 것이다. 그럼 어떤 마음으로 불러야 할까? “주님 이번 해에 들어오는 복은 모두 순종하여 흘려보낼 준비를 하겠습니다!”라며 불러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역시 복은 나눠먹어야 제맛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