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나는 30년 만에 한국에 와서 지난 4월에 부활절을 지냈고 이번에는 성탄절을 지내고 있다. 지금도 옛날 학생 때 성탄절 연극과 새벽송을 돌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나의 성탄절과 부활절의 아름다운 추억은 브라질에서 맞은 15년간의 성탄절과 부활절이었다.
내가 브라질에 도착해 교회에 가보니 맞은편이 화벨라촌이었다. 화벨라는 우리말로 하면 무허가 판자집이나 달동네라 할 수 있는데 한국과 다른 것은 마약과 범죄의 중심촌인 것이다,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가정은 마약과 범죄로 감옥에 가거나 도망 다니거나 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래서 교회에 예배드리러 오는 성도들이 차를 파킹하고는 혹시 차를 도난당하거나 망가뜨리지 않을까 걱정들을 많이 하게 된다. 나는 이들과 어떻게 지내야 되는가 고민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우선은 먹을 것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그냥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성탄절과 부활절에 동네 사람들을 초청하였다. 선물은 쌀, 콩, 기름, 커피, 설탕, 초코렛, 마까홍(국수)과 성도들이 옷가게에서 만든 옷 등으로 400가구분(2000명)을 준비하였다. 이것을 준비하려면 큰돈이 있어야했기에 성탄절이나 부활절을 앞두고 특별 새벽기도회를 3주간(21일)동안 가졌다. 그리고 매일 무명으로 헌금하도록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15년 동안 새벽기도 헌금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남았다. 그 다음에 청년과 고등부 학생들이 찬양과 율동과 연극을 하게 했다. 그리고 초청하는 날에는 교회당 앞에서 양쪽으로 서서 사람들이 들어올 때 허리 굽혀 인사를 하게 했다. 한마디로 최고의 대접을 해 주었다.
나는 통역을 통해서 이들에게 성탄절과 부활절을 연결시켜 복음을 전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기 위해 오셨다고 전했다. 그래서 부활절이 없는 성탄절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또 예수님이 짐승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신 이유는 이 세상에서 사람 취급 받지 못하는 마치 짐승 같이 천하게 사는 사람까지도 다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아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해 오늘 여러분들이 들어올 때 왕처럼 대접 받은 것처럼 하나님의 아들로 대접해 주신다는 약속이라고 전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을 일어서게 했다. 그리고 일어선 사람들에게 청년들과 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가서 서로 손잡고 안으면서 기도하면 눈물바다가 되었다. 참으로 아이들은 얼마나 영이 깨끗한지 그때마다 나의 더러운 모습이 비춰졌다.
예배가 끝나고 그들이 나갈 때 준비한 선물을 한 보따리씩 안겨주면 감사하며 어떤 사람은 포옹하기도 했다. 우리 한국에서 이렇게 하면 당장 고소당할거다.
그 이후 교회와 동네는 아름답게 지내고 있다. 나는 교회 사택에서 교회까지 10분정도 걸리는데 주로 걸어 다닌다. 걸어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면 “하이 파스터(목사님)”하며 악수도 청한다. 어떤 아이는 길 건너편에서 “하이 목사님”하며 손을 흔든다. 나는 교회 성도들과 청년들에게 “우리는 바로 선교현장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큰 돈 들여 이곳에 선교하러 오지만 우리는 날마다 선교지에서 동네 사람들 사이에 평화를 만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 얼마나 여러분들이 복을 받았습니까?”하고 위로하며 사명을 갖게 했다.
눅 2:14에서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구원받은 자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하셨다. 잊을 수도 잊어서도 안 될 아름다운 성탄절과 부활절 추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