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자가 국민의 1%도 못되는 일본에서 당당히 자신의 신앙을 고백한 신앙인들이 국민적 존경과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 소수 있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미우라 아야코입니다.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는 일본 크리스천 소설가요 수필가입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문학을 통한 복음전도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그녀는 96편의 소설을 썼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읽고 신앙을 갖게 된 일본인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한국인들도 그녀의 작품을 읽고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미우라 아야코의 많은 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특히 소설 빙점은 번역 출판은 물론, 영상작품으로 나타났습니다. 1967년 김진규, 김지미등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로 선보였고, 1981년에 남궁원, 원미경이 주인공 영화로 다시 제작되었으며, 1990년에 임동진 김영애 주연의 수목 드라마로 방영되었습니다. 물론 일본에서는 8번씩이나 드라마화 되었습니다.
 평범한 주부로 살던 아야코는 1963년 년초에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1963년 정월 초하루, 아사히 신문에서 소설 공모 소식을 봅니다. 신인 작가 공모 광고를 보고 작품을 쓰기로 결심하고 쉬지 않고 씁니다. 12월 말에 응모한 후 1964년 신인 공모 1등으로 당선된 소설이 빙점입니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나쓰에는 아사히카와 종합병원 원장인 쓰지구치 게이조의 아내입니다. 나쓰에는 5살짜리 아들 도루와 3살짜리 딸 루리코의 엄마입니다. 그녀는 유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나쓰에는 남편의 병원 안과에서 진료를 받으며 젊은 안과 의사 무라이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무라이는 나쓰에가 자기 상사의 아내인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 대해 애정을 품고는 어느 날 나쓰에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 순간 나쓰에의 어린 딸 루리코가 집안으로 들어와서 칭얼댄다. 나쓰에는 무라이와 단둘이 있고 싶은 마음에 딸을 밖으로 내보내지만 무라이의 사랑고백은 끝까지 거부합니다. 무라이가 돌아간 뒤 나쓰에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격렬하게 피아노를 치는 도중, 남편 게이조가 귀가합니다. 게이조는 거실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집에 들렀음을 직감하여 나쓰에를 의심합니다.
 한편 사라진 루리코는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고, 걱정이 된 쓰지구치 부부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밤새 루리코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결국 루리코는 인근 숲 속에서 살해당한 채로 발견됩니다. 우연히 나쓰에의 한 마디에 그날 낮에 무라이가 다녀갔었음을 알게 된 게이조는, 그녀가 무라이와 불륜을 벌이느라 루리코를 밖으로 내몰아 사고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뒤 루리코를 죽인 범인이 잡힙니다. 범인 사이시는 갓난 딸이 하나 있는 홀아비였고, 숲 속에서 만난 루리코와 놀아 주다가 루리코가 엄마를 찾으며 울자 홧김에 목 졸라 살해합니다. 경찰 취조를 받으며 사이시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합니다. 게이조는 나쓰에를 향한 원망이 남아 있었지만, 딸을 잃고 정신이상까지 보이는 아내 나쓰에를 가엾게 여겨 용서를 결심합니다. 그 후 나쓰에가 회복되며 모든 것이 원상회복 된 듯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 뒤, 결핵에 걸려 멀리 요양을 떠나는 안과의사 무라이가 떠나기 전 다시 나쓰에를 찾아와 작별인사를 하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충동적인 키스를 나쓰에 목에 하여 키스자국을 남기고 갑니다. 그날 밤  게이조는 다시 분노합니다. 그는 아내에 대한 복수를 위해 딸의 살인범의 딸을 입양합니다. 훗날 아내에게 폭로하여 아내를 괴롭힐 계획이었습니다.
 나쓰에는 입양한 아이에게 요코라고 부르며 키우며 가정도 평안을 얻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쓰에는 요코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남편의 서재를 청소하던 중에 메모지를 보고 요코의 신분을 알게 됩니다. 남편에 대한 심한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 살인범의 딸 요코에 대한 애증이 뒤섞입니다. 그때부터 나쓰에는 요코에게 마음을 닫습니다. 요코는 갑자기 변한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존재를 알고 모든 상황을 묵묵히 이겨냅니다.
 세월이 지나 요코가 근사한 젊은이의 청혼을 받습니다. 나쓰에는 요코가 그런 훌륭한 젊은이와 결혼하는 것이 못마땅해 요코가 자신의 친딸인 로리코를 죽인 범인의 딸이라고 폭로합니다. 이미 자신에게 범죄자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았었고, 그래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며 살아왔던 요코는 결국 로리코가 죽었던 그 강가에서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진실은 요코는 범죄자의 자식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진실이 밝혀지며 나쓰에와 스지구치는 죄책감에 절규합니다. 요코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쓴 스지구치의 노력으로 새로운 희망을 던집니다. 소설의 마지막은 요코가 살아날 거라는 복선을 끝을 맺습니다.
 이 소설은 성경의 교훈을 배경으로 인간의 원죄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코가 짊어진 살인자의 딸이라는 멍에는 원죄의 굴레를 상징합니다. 나쓰에는 자신의 약함이나 허물은 보지 않고 남편과 요코를 향한 분노와 미움으로 자신과 이웃의 삶을 파괴합니다. 게이죠도 아내의 불륜을 복수하기 위해 요코를 입양합니다. 그에게 용서는 일생의 숙제입니다.
 아뿔싸! 그런데 요코가 살인범 사이시의 딸이 아니었습니다. 잘못된 대상을 향한 분노와 저주의 빙점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는 빙점이 무엇인가를 유려한 문체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빙점으로 얼어 붙은 인간의 마음을 풀어 줄 하나님의 사랑을 그려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