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명 목사(나누리나누리선교회장)
내가 미국 신학교에서 졸업 학기 때 3개월 간 매주 화요일마다 11번의 기적을 체험한 일이 있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해 보니 소문에 제일 어려운 과묵이 케슬렐러 박사가 강의하는 신약개론이었습니다. 이 교수는 히브리 대학을 나온 분으로 늘 자전거를 타고 배낭을 메고 학교를 왔습니다. 비오는 날은 차로 오는데 저런 차도 가나 할 정도로 골동품 같은 차를 몰고 옵니다. 그런데 이 교수가 학교에서 제일 실력이 있고 존경 받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학생들 중에 이 과목에서 낙제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나는 3학년 때 이 과목을 신청했습니다. 며칠 후 교수로부터 자기 방으로 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갔습니다. 그 분은 나를 보자 “미스터 리 내가 생각하기에 당신이 이 과목을 패스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 신청했으면 합니다”하는 것입니다. 나는 두말없이 “알았습니다”하고 방을 나와 그 과목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그 후 5년차 마지막 학기에 다시 신청했습니다. 첫 강의 시간에 종이를 주며 “신약의 중심이 무엇인지”를 쓰라고 하여 매우 당황하며 써서 냈는데 교수가 만나자고 다시 불러 가보니 내 시험지를 보면서 “미스터 리 이번에도 안 되겠네요. 다음 번에 하면 안 되겠나요?”하길래 “나는 이번 학기가 마지막 학기이고 이 과목만 남았습니다”하니깐 그는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군요. 열심히 해 보세요”하며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때부터 두려움에 잡혔습니다. 이 교수 과목은 3개월 과정인데 매주 화요일에 시험을 치루는 분입니다. 그래서 나는 담임목사님께 사정을 이야기하고 3개월만 새벽기도를 쉬게 해 달라고 하여 허락을 받았는데 오히려 더 마음에 걱정이 되어 그냥 새벽기도를 나갔습니다. 나는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 아버지 이 과목을 패스해 주시면 은퇴 할 때까지 성실하게 목회하겠습니다”하며 서원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한 주간 동안 교수가 미리 준 시험 범위를 가지고 3가지 질문 예상 문제를 만들어 답안을 작성하여 달달달 외우고는 매주 시험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내가 미리 준비한 3가지 예상문제 중 꼭 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11번 계속 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수는 매번 60점을 받았습니다. 불합격이었습니다. 공부를 다 마치고 합격 여뷰를 기다리는 일주일간은 정말 피가 마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교수가 들어와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 감사하다”고 인사한 후 각자에게 봉투를 하나씩 주었습니다. 나는 봉투를 열어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써 있었습니다. “먼저 미안한 인사를 전합니다. 나는 당신의 영어와 성경 지식이 내 과목을 해내기에 부족하고 생각하여 무례하게 과목을 취소하라고 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나의 잘못이었습니다. 당신은 외국인으로써 영어는 아주 훌륭했고 신약성경을 잘 이해했습니다. 그동안 당신과 함께 즐거운 신약 여행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는 B학점을 주었습니다. 넉넉히 패스했습니다. 나는 이 일을 11번의 기적이라 간증합니다. 나는 그 때 혼자 조용히 울었습니다. 내가 밤을 세워가며 시험 준비하는 태도와 새벽기도를 쉬지 않고 찬 시멘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모습을 보신 하나님 생각을 하니 그 은혜를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편 37:4에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너에게 이루어 주시리로다”하셨습니다. 우리는 항상 어떤 삶을 살던 어떤 응답이 되던 하나님을 기뻐하기로 하십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