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2번 의사를 만난다. 건강체크를 하고 식단조절 등을 요구하시는데, 제일 힘든 부분이 자꾸 쉬라는 것이다. 나보고 이젠 다 그만두고 쉬란다. 더 이상 밤에 스케줄 잡지말고 일찍 자라는 것이다. 처음엔 알았다 얼버무렸지만 그래도 건강이 나아지지 않자 점점 쓴소리를 하신다. 결국 나도 이것이 최선이라며 으름짱을 놓았다. 안다. 잘못하고 있다는 거, 하지만 난 아직도 고리타분하고 끈질긴 똥고집으로 산다. 10년 무능력하고 건강하느니, 1년만이라도 죽어라 일하다 진정 하나님의 종이라 인정받고 싶다. ‘가족들은 생각안하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 영웅보다 더 큰 영웅은 바로 죽은 영웅이라 했다. 나는 그래야만 성도들에게 도전을 준다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에게 대든다. 난 할만큼 한다. 당신 의사 아닌가? 최선을 다해 보시라. 하지만.. 치료라는 것은 분명 의사의 노력과 내 노력의 콜라보(Collaboration)이다. 잘못하고 있는 줄 알면서도 난 아직도 내 방식과 생각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러고 있다. 결과는 불보듯 뻔하면서.. 
 얼마 전 터질 것이 터졌다. 이단 의혹을 받아 2015년 기독교 연합회 공청회에서 교리를 해명했던‘은혜로 교회’의 ‘신옥주 목사’가 결국 공중파 방송에 올랐다. 혐의는 피지(Fiji)섬이 지상천국이라며 교인들을 속여 이주하게 한 후 감금, 노동, 재산 착취를 한 것이며, 또 하나는 타작마당이라는 명분으로 자신이 직접, 혹은 가족, 교인들끼리 서로를 폭행하게 하여 인명까지 앗아가게 한 혐의이다. 신목사가 피지로 성도들의 재산을 이용해 여러 사업을 하는 이유도 그곳이 투자 이민자들에게 가장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더욱 의혹을 사고 있다. 나는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대체 왜 사람들이 저런 거짓말에 속는가 늘 놀라지만, 이번에 놀란 것은. 그곳 노동을 견디다 못해 도주, 교회의 실체를 밝힌 이들도 있는 한편 나머지 분들은 속았다는 것을 안 후에도 지금까지 믿은 것들이 허상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어 그냥 거기 그대로 주저 앉아버렸다는 보도 내용이었다.
 나는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은혜는 영원 동일하지만, 복음제시의 삶과 방법은 시대, 문화, 인류학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믿는다. 10년 전 생각과 방법이 같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들은 업그레이드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영혼들을 초대, 수용할 수는 없다. 부흥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도 않지만 왜 부흥하지 않는가 하며 그 탓을 악한 세상, 혹은 하나님 뜻으로 돌린다. 정신 차리자. 세상은 언제나 악했다. 사람들이 교회를, 하나님을 떠나는 이유는 바로 우리들 고집때문은 아닐까? 기도만 하며, 늘 꽹가리 요란한 영혼없는 프로그램이나 돌리는 것, 그것은 내가 의사에게“당신이 의사니 당신이 고쳐보쇼! 난 나 하던대로 살테니!”하는 나와, 피지(Fiji)에서 이제 가진 것도 돌아갈 곳도 없다고 투자한 시간과 돈, 정성에 발목잡혀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하면서 자신들을 세뇌하는 그들이나 무엇이 다를까?
 나도 어서 정신차리고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내려 놓을 것은 좀 놔야겠다. 나 아니면 할 사람이 없던가? 웃기는 교만이다. 정말 타작마당에 끌려가서 얻어터지기 전에 정신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