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렇다면 “하나님 어디 계신가?”
 오늘의 신앙에 있어서 이 질문은 매우 중대하다. 특히 요즈음처럼 하나님의 부재를 강조하고, 안티 기독교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보수적인 교회 신자들은 하나님은 개인의 심령과 교회 안에만 계시다고 주장하면서 세상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그 반면에 진보적인 교회와 신학자들은 교회 안에 계신 하나님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주장을 하며 하나님은 세속 안에, 가난한 자들과 함께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분들은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다고 믿고 있다. 또한 불신자들은 하나님의 부재를 말한다.
 1) 하나님은 고난당하는 백성과 그의 택하신 백성들 가운데 함께 계신다.-성서의 하나님은 홀로 계시고자 하는 분이 아니다. 그는 사람과 친히 친교를 나누고자 하신다. 하나님의 약속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하나님이 그의 백성 가운데 계신다는 약속이다.(레26:12“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벧전 2:9 “너희는 하나님의 백성이니”) 하나님의 존재는 주고 받으며 나누는 사랑에 있고, 타자에게 생명을 주며, 공동체 안에서 살기를 원하는 궁극적 힘으로서 묘사된다. 하나님은 자신을 내어주며, 타자를 긍정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사랑이다. 이 고난받고 택하신 백성은 누구인가?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의 주님이라고 고백하는 신자들이며 그의 말씀을 행하는 백성들이다. 이같은 연관 속에서 기독교공동체를 출애굽공동체, 나그네공동체, 새로운 본향을 향하는 하나님의 공동체 등으로 서술한다.
 2) 종의 공동체인 하비루들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이시다.-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로 하비루들이었다. 하비루는 한 곳에 정착해서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하는 유목민적인 방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구약 당시 고대 근동지역에 있어서 어느 사회에나 존재했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인 약자들을 통틀어 하루비들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적으로 빈궁하고, 사회적으로 힘없고, 정치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이민자들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이러한 힘없는 하루비들인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하셨다. 아브라함이 가나안 사람들에게 자기를 소개할 때에 자기는 “나그네요 이방인”이라고 말한다. 기독교 신앙의 하나님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하나님이다(신명기 26:5-8 “제 선조는 떠돌며 사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얼마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 몸 붙여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불어나고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우리를 억누르고 괴롭혔습니다. 우리를 사정없이 부렸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선조의 하나님 야훼께 부르짖었더니, 야훼께서 우리의 아우성을 들으시고 우리가 억눌려 고생하며 착취당하는 것을 살피셨습니다”) 하루비는 종 된 백성의 공동체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이 자신을 섬기도록 하기 위하여’(출8:1, 10:3)라는 하나님을 섬기는 사명을 받는다. 신약에서도 하루비는 역시 섬기는 공동체이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로 온 것이 아니요 섬기러 왔나니 이는 자기의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 하나님을 향한 섬김은 예배와 기도와 찬미로 나타나며, 세상을 향한 섬김은 선교와 봉사 그리고 희생에 있다.
 3)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지금 여기에 제자들의 공동체에 함께 계신다. -주님은 “이 성전을 허물어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고 선언하신다(요2:19, 20). 그는 “사람의 손으로 짓지 않은 새 성전”이다(막14:58).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성전으로 이해한다. 그리스도가 땅 위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가 계신 그곳에 하나님이 임재하신다. 신약성서에 의하면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성전이며, 이 공동체의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의 전이다.(고전3:16-17) 그리스도는 공동체로서 계신다. 그는 자기 뒤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삶 속에 그 현장 속에 함께 계신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들의 공동체의 현장에 함께 계신다.
 4) 하나님은 성령의 공동체인 교회와 함께하신다. 인종적, 성적, 계급적 분리가 철폐되고(갈3:28), 나그네도 환영받으며,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사라진다. 성령의 능력과 인도함을 받는 가운데 교회공동체는 하나님의 새로운 창조가 되고 영광스러운 새 시대의 첫 열매가 된다. 교회에 대한 이러한 종말론적인 상징들은 앞으로 다가올 더 철저한 하나님 나라의 약속을 지시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징조이다. 성령의 새로운 자유가 다스리고 버림받은 자들도 받아들여지며 원수들도 환영받는 ‘대안적 공동체’로서 교회는 이 세계에 희망을 가질 이유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