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옮겨다니는 나비를 찍으려고 쭈구려 있다가
허리를 펴는데 저 쪽에서 달려오는 자전거 한 대
자전거 탄 인디오 소녀가 이 쪽을 향해 달려오다
갑자기 저 만치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내려 서더니
손목에 고무줄로 묶어 놓은 공을 힘껏 던져 놓고
되돌아 오는 공을 날쌔게 잡아 다시 던지는 묘기를
몇 번 보여주다가 휙 자전거를 타고 가버렸습니다
닦아 둔 재주를 보여주고픈 마음을 속에 감춘 채
마침 카메라를 겨누고 있는 이방인은 짐짓 못 본 체
눈길 한 번 안 주고 인디오 소녀는 가버렸습니다
여호와께서는 모든 마음을 감찰하사
모든 의도를 아시나니
네가 만일 그를 찾으면 만날 것이요
(역대상 28:9)
글ㆍ사진 박태화 장로(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