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능력을 발휘하며 나의 삶을 펼칠 때, 무엇이 두렵고 나를 막을 수 있을까 할 때, 내 안에 나만의 것인 자유의지를 유 선교사님이 경고하십니다. 몇십 년의 교회사역 동안 뿌린 돈, 시간, 피땀이면 이 정도의 자유는 내 맘대로 쓸 권리가 없을까라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남들은 나 보고 성실하다, 착하다, 이만하면 괜찮다고 말들 하는데 이까짓 자유는 하나님도 봐주시겠지 장담하고 살아왔습니다. 선교사님은 그렇지 않다, 당신이 자유의지를 발휘하는 이내에서 하나님은 그분의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유 선교사님은 이 능력에 힘입어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암세포 제거 수술을 안 받겠다고 주위의 거센 제의를 거절하셨습니다. 많은 하나님의 자녀요 예수님 제자들의 충고도 사양하셨습니다. 죽음 앞에 황당해 발버둥 치는 발작이 아닌 자신의 생명의 주인이시고 자신의 행복을 그 누구보다 더 원하시는 사랑의 근본이신 창조주 아버지께 온전히 존재 전부를 받치신 선교사님의 고백이셨습니다. 누가 생명을 포기하겠습니까, 더더욱 활짝 펴진 주님의 길을 걷겠다고 맹세한, 이래 봐도 서울대 실력가를 그 누가 막겠습니까. 하나님은 막으셨습니다. 막으시고 새로운 소망을 그 마음에 심으셨습니다. 앉으시며, 침대에 누우셔서 그리고 수많은 교회들의 제의에 순종하며 마지막 생을 마감토록 결정하셨습니다. 한 학기를 앞두고 시작된 육체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두고 암을 축복으로 여기는 이유는 무었일까. 하나님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그저 신뢰한다고 하셨습니다. “왜”라는 질문보다 “아멘, 아멘”으로 절벽 끝에서 손을 놓아야 한다고 고백하며 본인의 생명까지도 놓으시고 하나님께 맡기셨습니다. 손수 지으신 인간과 친밀함을 원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이 세상에서나 영생의 천국에서 반드시 함께 동거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믿으셨기에 암을 축복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왜 나 자신은 유 선교사님의 고백과 간증이 그분의 얼마 남지 않은 생애 때문이라고만 생각할까 고민하면서 지금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에 적용해보려고 가정해 봤습니다. 저자처럼 나의 전부를 내놓을까, 행복하다고 외칠 수 있을까, 소망이 있다고 확신할까, 고난 중에 기뻐하라고 말할까, 아니 만약 나의 신분을 발견했다면 우선 내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는 각오했는지 잠잠히 묵상해 봅니다. 꼭 그것이 병이든, 실패든, 실망이든 아니면 곧 다가올 죽음이든. 어쩜 현재 나의 평범한 삶이 내 십자가를 나에게서 더 멀리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나에겐 십자가는 그저 아픔이요, 피, 채찍, 수치, 멸시, 버림... 그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외면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주님의 십자가는 3일 후 부활의 능력을 발휘하며 모든 고통과 죽음까지도 완전히 이기신 예수님을 닮아가는, 아니 하나님의 상속자란 권세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