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비(陰雨之備) : 음산한 비가 내려 곧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라는 뜻으로, 어떤 위험한 일이나 곤란한 일에 부닥치기 전에 미리 방비하거나 준비하는 것을 이르는 말.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성어는 누구나 잘 알고 또한 자주 인용되기도 하는데, “미리 준비(準備)가 되어 있으면 염려할 일이 없다”는 군사 병법(兵法)에서 사용된 말이다. 그런데 똑같은 뜻의 “음우지비(陰雨之備)”는 우리가 아예, 모르거나 사용 하지도 않는 것 같다. 이 말은, 겨울을 위한 땔감이나 김장담그기와 같이 살아가는 생활(生活)속에서 사용된 말이다. 그래서 우리의 조상들은 “유비무환” 보다 “음우지비”를 더 많이 사용하였다는데 이는, 농경문화에서 받은 영향이 클수 밖에 없었다고 추측이 되는 것이다. 즉, 절기(節氣)를 정하여 농사철을 셈하였던 시절이었으니 날씨와 계절이 중요 하였으리라. 요즘에는 겨울철이 다가와도 별다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으니 세상 편한 생활이 되었다고 하지만, 옛시절 이맘때면 이집저집 아낙네들의 김장 담는 수다소리가 담넘어로 들려오고, 생굴이 들어간 냄새가 시원한 겉절이, 보쌈을 한양푼씩 이웃집에 돌리던 정이 푸근했었었다. 겨울땔감으로 장작을 패던 남정네는 허리펴고 땀을 훔치고 나서 한사발의 탁배기를 들이키고 나서, 안 씻은 손가락으로 쭈욱 찢은 겉절이를 입벌려 하늘 쳐다보고 베어물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정취가 지금은 없어지고 말았으니 차암 재미없는 세상을 살고 있구나 싶으다. 마트에 가면 통김치, 나박김치, 동치미, 깍두기... 수십종류의 김치를 입맛대로 고를 수가 있고, 각종 밑반찬은 물론이요, 요리법을 알 필요도 없이 냄비에 물만 붓고 끓여서 먹을수 있는 각종의 매운탕, 내장탕, 곰탕... 심지어 떡볶이, 모듬회까지. 그냥 사다가 먹으면 된다. 그뿐이랴? 집안에는 각종의 조리, 보관, 세탁, 청소, 난방, 취미생활 등 모든 것이 전기제품으로 도움을 받으니 이젠 집안에 가정주부가 없더라도 남자로서 생활에 별 아쉬울게 없지 않은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가정주부는 뭘 믿고 필요 없어짐의 위기감을 전혀 안느끼면서 사는지... 보통의 깡다귀(?)가 아닌것 같다.
 (아니... 한문이나 가르칠 일이지 남의 가정일 까지 심각하게 왈가왈부 한다고 여성분께선 열받을 수 있겠는데.맨 마지막 부분은 그저 제동이 처럼 ‘웃자고 한말이니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는 것’입니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