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로동선(夏爐冬扇) : 여름의 화로(火爐)와 겨울의 부채(扇)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所用) 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比喩)하여 이르는 말. 또는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사물(事物)을 의미한다.
 후한(後漢) 광무제 시대의 사상가요 학자인 왕충(王充)이 저술한 논형(論衡)이 있는데, 이 논형의 봉우편(逢遇篇)에 아래와 같은 말이 나온다. 作無益之能 納無補之說(이로울 것이 없는 재능을 바치고 보탬이 되지 않는 의견을 내는 것은) 獨如以夏眞爐以冬奏扇 亦徒耳(여름에 화로를 바치고 겨울에 부채를 드리는 것과 같다)라고 하여 “하로동선” 이라고 하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다. 그러니 이 성어를 쉽게 표현하면 “쓰잘데 없는 짓”이라 뭐 그런 뜻인데..... 정작, 이말을 지어낸 왕충은 오히려 “쓰잘데 있슴”을 강변하였으니 이 어찌된 일임이뇨?
 왕충(王充)은 자기 자신이 남 보다 학문이 높고 재능이 뛰어나다고 여겼다. 다만, 인연이 닿지를 못하여 높은벼슬에 오르지를 못하고 말단 관리만 잠시 하였을 뿐인데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은 재수가 좋아서 승승장구 출세하는 세태를 보면서 절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논형(論衡)의 봉우편(逢遇篇)에 설파하기를, 임금은 신하의 진언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만일, 받아들이게 되면 그 신하는 충신이 되는 것이고, 받아들이지 않게 되면 그 신하는 역적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학문과 재능의 유무보다는 임금의 취향에 맞느냐 안맞느냐의 여부로 신하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의미로, 물건도 사용하기에 따라 유용할 수 있으므로 무용지물(無用之物)은 없다는 것이 왕충의 주장이다. “여름의 화로”가 경우에 따라서는 음식을 조리하는데 쓸수가 있고, 겨울의 부채라도 불씨를 일으키기 위하여 부채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물이 지금의 눈에 보이는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쓸모없는 인간” “쓸데없는 물건”으로 쉽사리 치부할수 있겠으나 언젠가 그것이 적시 적소에 이르면 귀하게 드러날수도 있음을 하로동선(夏爐冬扇)의 교훈을 통하여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만성훈장
[출처:www.koreabraz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