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정도면 표를 구입할 수 있는데 7월 4일의 특별 연주는 4월에 이미 매진이 된다. 미국에는 학교에서 음악, 미술 과목이 없다. 그러나 이런 음악 활동은 언제나 있다. 그 웅장한 음악이나 감미로운 음악은 한 여름밤 엘에이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미국인들의 문화 활동은 이런데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오랜지 카운티에 있는 크리스탈 카데스럴 수정 교회에서 일년에 두 번 갖는 부활의 영광과 크리스마스의 영광은 정말 볼 만한 뮤지칼이다. 물론 미국인들 대부분이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때에는 크리스천이 된다. 보통 때 교회에 나가지 않던 사람들도 그때가 되면 교회를 찾는다. 부활의 영광은 봄에 갖고 크리스마스의 영광은 12월에 갖는데 교회 전체를 무대로 만들어 놓는다. 3000석 정도 되는 좌석을 꽉 메우고 뮤지컬을 하는데 연극과 노래를 함께 한다. 그 어마어마한 무대 장치에 넋을 잃게 되고 거기에 군병들의 말, 낙타, 염소 등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천사들이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것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다. 나팔 소리와 함께 천사들이 교회당 안 공중을 자유 자재롭게 날아다닌다. 귀한 손님이 그 계절에 오면 꼭 한번 보여 드리는데 끝나고 나면‘ ”야, 굉장한데“ ”야, 엄청난데“ 하고 말을 한다. 부활절에는 부활에 관한 내용을 공연하고 크리스마스 때에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내용을 공연하는데 주말에는 하루에 두 번씩 공연을 한다. 공연이 끝난 다음에는 밖에 사람들도 동물들도 볼 수가 있다.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그만 입이 벌어지고 얼게 만든다. 기쁨이 충만하고 높은 수준의 노래에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춤도 나오고 종합 예술로서 모든 것들이 다 동원된다. 그리고 메시지까지 들려진다. 수정 교회의 이 프로그램은 남가주의 명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단지 일년에 두 번, 그것도 부활절 시즌과, 크리스마스 시즌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피스 팍에 올라가면 엘에이 도심지가 한눈에 쫙 들어온다. 시원하게 트여진 높은 곳에서 보면 엘에이 전 지역을 볼 수 있다. 남산에 올라가서 서울을 내려다보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천문대 있는 곳에 차를 파킹해 놓고 산 위 꼭대기까지 등산한다. 빨리 올라가면 30분이면 올라 갈 수 있는 거리이다. 매일 아침마다 한인들이 찾는 등산 코스다. 미국 사람들도 많이 오고 흑인 멕시컨들도 찾는 곳이다. 여기에서 엘에이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참으로 장관이다. 시내뿐만 아니라 저 멀리 로스 엔젤레스 비행장과 태평양 바다까지 보이고 그 거대한 빌딩과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나는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내와 성도님들과 함께 그곳에 등산을 간다. 산에서 만나는 한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올라갔다 오면 하루 일과가 상쾌해진다. 한인 산악회도 구성되어 있어서 서로 친교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등산과 함께 산천을 감상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엘에이에 가까이 살면서 이 곳에 오지 못하는 한인들을 생각하면 슬퍼진다. 50분 정도의 등산을 하고 나면 아침이 유쾌해지고 종일 피곤치 않는다. 정신 건강, 육체 건강에 더없이 좋은 것이다. 축복 받은 나라에서 축복 받은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이 등산을 통해서도 자주 느끼게 된다.
 샌디애고의 시 월드에 가보면 물 쇼도 있고 물개나 고래 쇼, 그리고 다이빙 쇼등 볼만한 것들이 많다. 샌디애고의 동물원은 그 크기가 엄청나다. 차를 타고 보면서 볼 수도 있게 만들었다. 산타모니카 비치 쪽으로 가면 3가 4가 거리에 사람들이 붐 빈다. 거리에서 음악 생도들이 연주를 하고 바구니를 놓고 등록금을 번다. 그런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재미있는 볼거리들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도 있다. 엘에이를 벗어나도 구경할 만한 곳들이 많기 때문에 공휴일이 되어도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여름에 해운대 해수욕장처럼 몰리는 일이 없고 가을철 설악산처럼 몰려서 발 디딜 틈도 없이 다니는 일도 없다. 갈 곳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고 싶은 대로 흩어진다. 언제 가도 그렇게 짜증스럽게 바쁜 일은 결코 없다. 얼마든지 기분 좋게 구경하고 즐기고 올 수가 있다. 한국의 열린 음악회에 왜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가. 갈곳이 많지 않다는 것과 갈만한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증거라고 누군가 말해 주었다. 많은 장소에 많은 놀거리를 만들어 준다면 사람들이 흩어져서 자기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신 앞에서 울고 사람 앞에서 웃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을 웃으며 지내고 건강하게 지내자. 웃는 집에 복이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번 웃음에 백년 액이 풀린다. 하나님은 명랑한 자를 축복한다. 낙관은 자기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밝게 해 준다. 건강한 삶에 건강한 웃음이 있다. 건강한 웃음은 집안의 빛이다. 동물도 인간이 웃는 것을 알고 웃을 때는 공격하지 않는다. 휴가를 통하여 얻는 기쁨, 등산을 하면서 갖는 즐거움, 인간의 웃음은 하나님의 만족인 것이다. 하나님은 아름다운 분이다. 아름다운 산천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즐기는 자의 것이다. 거기에서 하나님을 찾는 자가 복이 있다. 행복은 우리가 얼마나 가졌는가에 있지 않고 우리가 얼마나 누리는가에 있다. 인간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불행하다. 우리의 삶에서 매일 행복한 요소들을 찾고 행복하게 살아가자. 불행한 요소보다는 행복한 요소가 훨씬 많다. 그런데 우리는 불행한 요소만을 생각하면서 불행하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가 볼 곳이 많은 나라 미국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 한인들은 그 축복을 누리면서 짜증스런 마음을 기쁜 마음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거기에 풍성한 삶의 축복이 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