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철 목사(그레이스성결교회 담임)

 

캐더링 준비도 해주고 교회에서 여성도님들이 청소도 열심히 잘해 준다. 그런데 결혼 후 한번 두 번 나오더니 한 달에 한번, 조금 있다가는 석 달에 한번 나오다가 그 다음에는 교회를 나오지 않는다.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나왔던 것이다. 이렇게 속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장례식도 마찬가지이다. 정성을 다해 열심히 장례식을 잘 치러 주었는데 처음에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성스럽게 너무 감동적으로 잘해 주셨습니다”. 하더니 한 두 달 나오고서는 가족과 함께 멀리 사라지고 만다. 이민 사회에는 전화 번호나 주소를 알려 주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알 길이 없다. 어디로 갔는지 통 모른다. 모든 것이 일시성이다. 수소문을 해 볼 도리가 없다. 떠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나이롱 신자라 말한다. 교회는 이런 사람들로부터 많이 속는다.
 그러나 교회는 사랑의 기관이다. 그런 일로 고민하고 괴로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사람이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랑으로 돌보고 사랑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일이 절대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잘 해 보려고 했고 약속대로 살려고 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 주지 못할 때도 있고, 거짓 말을 안 하려 했는데 그렇게 잘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도와주고서는 일체 모든 일을 잊어야 하는 것이다. “그럴 수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면 벌써 실패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목회하자. 인간의 속성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어려운 일을 도와주면 “교회 잘 다니겠습니다. 예수 잘 믿겠습니다” 말하면서 목회자를 속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결혼식과 장례식을 잘해 주면 그 친척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교회에 잘 나와 줄 것 같은데 식이 끝나면 조용히 사라져 간다. 의리를 지켜서 끝까지 목사님을 돕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곳이다. 속을 줄 알면서도 최선을 다해 잘해 주는 곳이 교회요 목회자의 길이 아닌가. 그렇게 심어 놓으면 어느 날에 누구인가 거둘 것이다.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풀라. 여러분이 만나고 있는 나이롱 신자들은 싸움에 지쳐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혹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주어야 할 사람들이다. Love forgets mistakes. 사랑이란 모든 잘못을 잊어버리는 것이라는 말이다. 나이롱 신자를 교회에서 외면한다면 그들은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것인가. 나이롱 신자라고 신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 언제 복음을 접할 기회가 있겠는가. Love looks not with eyes, but with the heart. 사랑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것이다. 그들을 사랑의 눈으로 보도록 훈련하자. 예수님의 사랑의 눈으로 그들의 상처를 보자. 우리가 그들을 행복하게 해 줄 때 우리의 행복은 저절로 우리 마음 가운데 찾아오는 것이다. 사랑은 행복을 창조하는 신비한 힘이 있다. 인도의 격언 가운데 “다른 사람을 위로할 때는 어느 누구의 머리도 아프지 않다”는 말이 있다. 배신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지 말고 선을 베풀라. 그들을 위로하라. 배신했다고 흥분하지 말고 선으로 대하라. “많은 설교자들이 말로 설교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삶으로 설교하는 데는 실패했다” 라고 어느 평신도는 말했다. 주위에 배신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용서하자. 실수하는 것은 인간이요 용서하는 것은 하나님이시다. “당신이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 용서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벤자민 호들리) 라는 말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가장 용서를 많이 한 자가 가장 용서를 많이 받는다.